[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16.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이에 따라 우 의원의 당선이 당 장악력 확보를 위해 이 대표가 다시 대표직을 맡아야 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이 대표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를 견제하려는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이 있는 만큼 이 대표가 연임을 통해 내부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원이 이날 오전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직후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는 이 대표의 연임을 주장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과반 득표해 추 당선인을 제치고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확정됐다.
'재명이네마을'의 한 이용자는 '추미애를 꺾었다. 다음은 이재명이다'라는 글에서 "추 당선인은 문재인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 결과 친문(친문재인)세력은 추 당선인을 싫어한다"며 "이번 (경선) 결과는 친문이 세력화에 성공해서 과반 이상을 우 의원에게 몰아준 것이다. 저들은 이번 세력화로 이 대표를 또 다시 흔들 것"이라고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도 "지지자들 민심을 이렇게 무시해버리다니 의원들 친목질 지긋지긋하다"며 "당 대표직 무척 힘들다는 것 알지만 이런 식이라면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연임하지 않으면 또 답답한 정치판으로 흘러갈 것 같다. 저는 연임 지지한다"고 남겼다. 다른 지지자 역시 "화가 나서 탈당까지 생각했지만 누구 좋다고 탈당하나"라며 "이 대표 꼭 지켜주자. 오늘 상황을 보니 더욱 강경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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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이 대표는 연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비치지는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당선자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연임설에 대해 "아직 임기가 약 넉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아직 그렇게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만 밝혔다. 그럼에도 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다시 대표직을 맡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학영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당선인. 2024.05.16. [email protected] /사진=권창회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실제로 이 대표 최측근 중에서도 우 의원을 지지하는 이도 꽤 있었다"며 "추 당선인의 경우 (이 대표가 국회의원으로서 첫 활동을 시작한) 21대 국회에는 없었고 예측불허라는 캐릭터 때문에 당 내 반감도 상당하다. 국회가 생산적으로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너무 강경 일변도로 갈 수 있다는 당 내 우려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 역시 통화에서 "그간 의원들에게 전달된, 명확하게 '명심은 추미애'라는 시그널은 없었다"고 귀뜸했다.
우 의우너의 당선이 이 대표 입장에서는 연임론을 위한 여론과 '개혁입법 동반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얻은 것이란 해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 이후 차기 대선을 노릴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부담스러운 존재"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 우 의원의 당선은 당 내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도록 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자신을 지키자는 여론까지 끌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께 미안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권교체의 길로 가자"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