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공급망 우려에 180억弗만 정밀타격...프렌드쇼어링 고사 대처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5.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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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지난해 샌프란 회담 후 지속 경고...중국 오히려 생산량 두 배 늘려 핵심제조업 발전 고사위기에 인내심 폭발

(스터트반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스터트반트의 대학에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정책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스터트반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스터트반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스터트반트의 대학에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정책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스터트반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임과 달리 중국과 관세전쟁에 대해 관대했다. 트럼프 시대의 관세 가운데 일부가 전략적이지 않고 잠재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해온 것이다. 그러나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은 대중국 발언 수위를 높여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경합을 앞두고 강경노선으로 선회했다.

14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산 제품들에 부과한 최대 100%의 관세폭탄은 이런 의미에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대들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 지도자의 카리스마를 확인시키는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저널(WSJ)은 미국 상공회의소 전 부사장 마이런 브릴리언트의 분석을 인용해 "무역과 관세에 있어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를 능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했지만 "사실 어떤 미국 대통령도 중국에 대해 약해 보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브릴리언트는 관세의 광범위한 사용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발생할 것을 경고하는 워싱턴의 사람들 중 하나이지만 이번 정책결정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미리 경고해왔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재개한 이후 거의 반년간 미국 고위관리들은 중국을 직접 방문해 이른바 '밀어내기식 수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바이든이 트럼프와 달랐던 이유는 그가 일방적인 관세 위협보다는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으로 부활의 기반을 스스로 만들어왔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미국 내 제조기반을 리쇼어링 정책이나 해외 주요동맹국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통해 다시 살리고 중국과 대화채널을 복원하는 등 나름대로는 공존을 위해 애썼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거시경제가 침체되자 미국이 목표로 삼은 동일한 제조 산업 분야의 생산량을 오히려 두 배로 늘렸다. 미국 내 제조기반이 채 생산케파를 갖추지도 못한 상태에서 중국산 저가품이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바이든이 집권한 4년 간의 제조업 부활정책이 싹을 틔우기도 전에 중국 제조업이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끌어내려 초기 미국 기업을 고사시키고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을 낭비하게 할 만큼 강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스시코에서 2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한 가운데, 미중간 군사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중 정상은 이날 양국 군의 고위급 소통과 실무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스시코에서 2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한 가운데, 미중간 군사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중 정상은 이날 양국 군의 고위급 소통과 실무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이런 배경에서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관세는 양국 간 산업 정책 충돌의 정점이자 미국의 다가오는 선거 시즌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은 바이든 정부도 재선을 위해 관세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면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전세계적 공급망 충격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라사드는 "바이든의 새로운 관세는 중국의 보복 위험을 높여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권을 위해 중국에 대해 계속해서 강대강 입장을 취한다면 양국 관계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바이든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관세를 곤봉처럼 휘두르며 동맹국과 적국 모두에게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새 관세에 대해 "바이든이 마침내 내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그 자는 4년이나 늦었고, 나는 멕시코를 통해 우회로 들어오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200% 세금을 매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능성 여부를 떠나 바이든보다 한 술 더 뜨면서 자신이 더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단호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책에는 유연한 측면이 있다. 행정부는 미국 산업계의 공급망 붕괴 충격을 완화하고 조달선 변경을 재조정할 시간적 여유를 위해 일부 관세 인상의 시작을 내년이나 2026년부터로 연기했다. 백악관은 새로운 관세는 18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적용될 것이며 트럼프 시대와는 달리 일부 핵심 품목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시대에 행해진 3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광범위하고 무분별한 적대행위가 아니라 자국 산업의 발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고려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할 경우 중국산 모든 제품에 최소 60% 관세를 퍼붓고 모든 타국 수입품에 대해 10%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국가경제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투자와 겹치는 주요 부문에 대해서만 중국산을 경계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을 취한 것"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공약은 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수 있지만 현 정부의 조치는 물가를 인상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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