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저성장 걱정 덜었다…SKT, 데이터센터·클라우드가 1분기 견인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4.05.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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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엔터프라이즈 매출 9%↑…로밍 이용자도 55% 증가
5G 가입자 비중 70% 도달…마케팅 비용 5% 줄이며 실적 방어
1Q 주당 배당금 830원…"연간 배당 작년 수준 벗어나지 않을 것"

SK텔레콤 2024년도 1분기 실적 요약/그래픽=조수아SK텔레콤 2024년도 1분기 실적 요약/그래픽=조수아


SK텔레콤 (51,800원 ▼200 -0.38%)이 엔터프라이즈 AI(인공지능) 등 비통신 매출을 끌어올리며 올해 1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5G 시장 포화로 둔화된 통신 부문 대신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수요에 잘 대응한 결과다. 이에 힘입어 1분기 배당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양섭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8일 진행된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2.3% 증가했고, 마케팅비·감가상각비 등 안정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SK텔레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조4746억원, 영업이익은 0.75% 증가한 4985억원이었다.



SK텔레콤은 엔터프라이즈 부문인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부문에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분기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58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6% 증가했고, 같은 기간 클라우드 매출은 39% 증가한 350억원이었다. 이에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4154억원이었다.

김 CFO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AI 분야의 필수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 사업에 본격화를 선언했고,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공급받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람다'와의 협력도 발표한 바 있다"며 "이에 데이터센터 가동률과 클라우드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재준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사업전략담당도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으로 2024년 연간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도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매출 증가율은 30%였다.



AI나 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위한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 CFO는 "SK텔레콤은 통상 연결기준 연간 5조원에서 5조5000억원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하는데, 이 중 CAPEX(설비 투자)에 약 3조원, 주파수·이자 등 경상 지출로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을 사용하고 1조원 정도의 캐시플로우(현금)가 남는다"며 "이 중 7000억원 정도의 현금 배당을 하다 보니 차익금을 생각하면 운신의 폭이 그리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1조원에서 배당을 제외하고 남은 3000억원이 AI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 CFO는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여력 확보를 위해 비용 통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 자산 유동화, 투자 효율화 등 모든 방안을 통해 추가 재원을 창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5G 가입자 추가를 통한 통신 부문 성장은 둔화됐지만, SK텔레콤은 로밍 등 부가서비스를 통한 통신 부문 매출도 꾀하고 있다. 김 CFO는 올해 1분기 로밍 서비스 이용률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분기의 1.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CFO는 "특히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는 가족 로밍은 지난해 4분기 28만명에서 이번 1분기 41만명으로 이용자 수가 46% 증가했다"고 했다.


1분기 배당금은 1주당 830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김 CFO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연결기준 조정단기수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며 "특히 주주환원 정책의 상한을 없애고, 자회사 성과도 주주와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실적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화됐다"고 강조했다. 김 CFO는 "올해 배당은 전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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