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필수 한국경제…새시장 개척·네트워킹해야"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5.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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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연임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연임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2기 체제에 돌입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과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수출이 필수적인 한국 경제 모델을 반영하기 위해선 시장 확보와 호혜적 경제협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2021년 처음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후 올해 초 연임을 확정했다. 2027년 3월까지가 임기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연임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자신을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경제인으로서 확실한 성과를 내놓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새로운 시장 개척위해 네트워킹 나서야"
한국 경제를 발전시킬 방안으론 새로운 시장 개척과 확보, 네트워킹을 통한 유지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커다란 시장들과 교류하는 것이 최근 내셔널리즘(민족주의)으로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우리의 수출 모델이 그대로 잘 통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작더라도 최선을 다해 끌어모아야 한다"며 "100여개가 넘는 많은 나라들과 네트워킹하며 경제협력과 교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의는 지난달 30일 창립 140주년 기념 'KCCI 글로벌 경제교류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를 위해 마련된 자리다. 경제계, 정부, 지역상의, 주한외국공관, 외국인투자 기업 등 270여명이 모였다. 오는 7월엔 민관이 실질적인 협력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대한상의 경제외교 플랫폼을 런칭할 예정이다.

미중 패권 경쟁 사이 한국이 취할 입장에 대한 질문엔 "수출과 경제협력을 해야 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봤을때 누가 좋다, 싫다할 문제가 아니다"며 "중국도 중요한 고객이자 판매처이자 협력처"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강대국간 줄다리기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입장에서 상당히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수출이 필수인 한국으로선 시장을 지키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에 협력관계를 얘기해야 한단 의미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경제협력 논의를 위해 이달엔 일본, 9월엔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도 그 기조로 모든 것과 계속 얼라인(조정)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며 "상대 나라와 좀 더 많은 기회를 모색하고 호혜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연임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연임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국회 과거 모습 그대로 안돼…22대, 합리적인 법 만들어야"
경제 성장을 위해선 민관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새롭게 출범한 22대 국회엔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 문제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 해왔던 기조대로 하는 것이 충분한가' 자문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하며 "개인적으론 여태 하던 방법론은 그동안 효과있었던게 별로 없지 않았나, (지금 그대로는) 존재하는 상당히 커다란 사회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방법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쓴소리했다. 그는 "국민들이 '새로운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새로운 대안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경제현안으로 "딱 하나만 꼽을 수 없다"며 "좀 더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형태의 법과 규제형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국회가) 어떤 일을 결정할때, 그것이 경제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주는지 생각하지 않을때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과 규제개혁, 노동개혁 등 모든 문제가 다 같이 연결돼 있다"며 "경제가 돌아가는 전체 문제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도 소통플랫폼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어떤지 듣고 한 목소리로 모아 돕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임기동안 꼭 하고 싶은 일로는 반기업 정서 완화를 꼽았다. 최 회장은 "경제계에 대한 반대 정서를 개선해 많은 사람들이 신나게 '기업해보겠다'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나누고 할 수 있는 일에 좀 더 매진해 올해는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며 "가능한한 사회에 많이 기여하는 경제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배터리, 업황 롤러코스터 지속…장기전 대비해야"
SK그룹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에게 반도체와 배터리 등 사업 관련도 질문도 쏟아졌다. SK하이닉스는 긴 반도체 불황을 끝내고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성적표를 내놨다. 반면 SK온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과 리튬 등 메탈 가격 하락으로 올 1분기 적자를 이어갔다.

최 회장은 "반도체 호황과 불황 롤러코스터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생각한다"며 "올해 좋아졌다고 해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테크놀로지뿐만 아니라 캐팩스(CAPEX, 자본적지출)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지속될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황과 관련해선 "전체 EV(전기차)가 캐즘현상을 일으키니, 배터리와 소재도 똑같은 공급망 안에서 문제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이런 트렌드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결국 장기적으론 EV산업이 지속적으로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를 만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젠슨이) 자기네 제품 빨리 나오게끔 우리 R&D(연구개발)을 빨리 서둘러달라고 하더라"고 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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