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두자릿수+…'中 제친 美' 대미 무역 최대치 경신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2024.05.0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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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4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4월 수출은 562.6억 불로 전년 대비 13.8% 증가 및 7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5.3억 불 흑자를 기록 했다고 밝혔다. 2024.5.1/뉴스1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4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4월 수출은 562.6억 불로 전년 대비 13.8% 증가 및 7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5.3억 불 흑자를 기록 했다고 밝혔다. 2024.5.1/뉴스1


4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7개월째 '수출 플러스'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 덕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6%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대미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도 14개월 만에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4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8% 증가한 562억6000만 달러(약 7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같은 기간 5.4% 증가한 547억3000만 달러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15억3000만 달러다.

15대 주력 품목 중 13개 수출 증가…최다 품목 수출 플러스
4월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올해 최다 품목 수출 플러스다.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정보통신(IT)품목은 2개월 연속 전 품목 플러스를 기록했다. 합산 수출액도 올해 최고 증가율인 46.6%를 달성하며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역대 4월 중 두 번째로 높은 9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56.1% 증가하며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3% 증가한 14억3000 달러로 올해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컴퓨터SSD(76.2%), 무선통신기기(11.4%) 수출도 올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각각 4개월,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 기존 최대 실적인 지난해 11월(65억30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넘어선 6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반기계 수출은 1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46억8000만 달러(1.5%)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도 5.6% 증가하며 9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대미 무역 수출 최대치 경신…9대 지역 중 7곳 수출 증가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7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對)미국 수출은 사상 최대 수출액인 전년 동월 대비 24.3% 증가한 1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최대 실적(113억 달러)을 4개월 만에 경신했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9% 증가한 10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05억 달러에 이어 100억 달러를 상회하며 2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남미(38.2%) 수출은 9개 주요 지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아세안(10.5%) △일본(18.4%) △인도(18.0%) △중동(1.0%) 등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中 제친 美' 변화하는 수출 지형…美 수출 1위 따른 우려와 대응은
통상적으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지만 최근 들어 수출 지형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출 최대국에 올랐다. 이후 지난 1월 대중 수출이 다시 치고 올라왔지만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대미 수출이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꾸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앞세워 무역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관세 압박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정부도 동향을 살피고 있다. 다만 대미 수출이 증가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증가한 것이 원인인 만큼 향후 미측에서 문제를 제기해도 설득할 명분은 있다고 보고 있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아졌고 미국 현지 진출 기업에 소재·부품·장비 등을 수출하는 것 역시 굉장히 큰 수출의 원동력"이라며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해 일반 기계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1~25일 기준 주요 품목별 대미 수출은 △자동차 30억1000만 달러(+41.6%) △일반기계 12억6000만 달러(+36.3%) △자동차부품 6억2000만 달러(+10.6%) △반도체 5억7000만 달러(+364.4%)다.

또 지금까진 친환경차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대미 수출을 견인했지만 하반기 대미 수출도 호조세를 보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가 오는 10월 조지아주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지 자동차 생산이 늘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 실장은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것과 관련한 우려엔 "미국 수출을 줄이기보단 신시장을 구축하면서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9대 주력 수출시장 중 7곳에서 수출이 늘어난 만큼 정부는 수출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수입액 14.6%↑…무역수지 변수되나
4월 수입은 에너지와 비에너지 수입액이 모두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한 54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액은 125억 달러로 원유(17.8%), 가스(21.9%) 수입 증가에 따라 총 14.6% 증가했다. 수입물량은 정유사 가동율 상승과 발전용·산업용 가스도입 수요 증가에 따라 원유는 12%, 가스는 37% 증가했다. 비에너지 수입은 2.9% 증가한 42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 실장은 국제 유가 상승과 관련 "원유를 도입해서 석유제품을 만들어 수출하지만 국내 소비분이 상당하고 석유화학 제품은 글로벌 공급과잉이라 수출하는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가격이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이 늘지만 수출에 미치는 영향보다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안 좋다"며 "석유화학 업종의 무역수지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5월 수출입에도 국제 유가 상승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최 실장은 "이달 수입 물량 절반 정도가 4월 가격으로 도입됐는데도 에너지 수입이 상당 폭 늘었다"며 "4월 국제 유가 상승분이 5월 원유 도입가에도 50% 정도 반영될 텐데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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