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넘어 KBO 새 역사! KIA 정해영 "최연소 100세이브, 안 깨졌으면 좋겠다" [고척 현장]

스타뉴스 고척=김동윤 기자 2024.04.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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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해영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KIA 정해영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BO리그 새 역사를 만든 '아기 호랑이' 정해영(23·KIA 타이거즈)이 자신의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이 계속되길 바랐다.

정해영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1048명)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세이브를 달성, KIA의 6-4 승리를 매조지었다.



예고에 없던 등판이었다. KIA는 9회 말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6-2로 앞서고 있었고 세이브 조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등판한 유승철이 이원석에게 볼넷, 고영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세이브 조건이 성립됐다.

시작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다. 대타 변상권의 땅볼 타구가 1루수 이우성을 맞고 1루심을 맞으면서 2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왔다. 무사 1, 3루로 계속된 위기. 김재현이 2루수 땅볼로 한 점을 더 내면서 점수는 4-6, 2점 차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정해영은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로 주성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용규를 땅볼 처리에 경기를 끝냈다.



KBO 리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정해영은 "세이브 조건은 아니었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게임이 끝나지 않는 이상 마음을 안 놓고 준비하고 있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아직 별 감흥이 없다. 그냥 세이브 하나를 더한 것 같다. 상상도 많이 해봤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거보단 1선발을 상대로 팀이 이기고 위닝 시리즈를 해서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정해영은 22세 8개월 1일 만에 KBO 역대 22번째 100세이브로 이전 기록인 임창용의 23세 10개월 10일의 기록을 24년 만에 앞당겼다. 아울러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도 달성했다. 이는 KBO 리그 19번째로 4년 모두 KIA에서만 활약한 투수로서 최초로 달성한 기록이다.

KIA 정해영(왼쪽)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이범호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KIA 정해영(왼쪽)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이범호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에 정해영은 "24년 만의 기록인지는 오늘 처음 알았다. 최연소라는 기록이 흔치 않고 쉽지 않으니까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가 마무리로 이렇게 빨리 100세이브를 달성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 프로 지명을 받고 첫 목표가 '1군에만 붙어 있자'였는데 첫 세이브, 승리, 홀드를 하고 100개에 이르러 앞으로도 더 잘 준비해서 안 다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전했다.


광주제일고 졸업 후 2020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정해영은 그해 8월 30일 광주 KT전에서 구원 등판해 첫 세이브를 거뒀다. 이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2022년 9월 24일 최연소 2년 연속 30세이브(21세 1개월 1일, 타이거즈 최초), 2023년 10월 8일 3년 연속 20세이브(타이거즈 최초)를 기록했다.

정해영은 "모든 세이브가 다 힘들었는데 그래도 첫 세이브가 제일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며 "4년 연속 마무리를 하는 건 내가 운이 좋은 거 같다. 앞에 좋은 형들이 막아줘서 내가 함께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동안 정해영은 갑자기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다가 어렵게 세이브를 달성하는 상황이 많았다. 이에 정해영은 "마무리하면서 힘든 점은 블론 세이브를 했을 때의 허탈함이다. 동점을 준 순간 정말 허망하고 그게 제일 힘들고 정신적으로 빠르게 이겨내야 한다"며 "그럴 때는 그냥 잔다. 그래도 성격상 너무 깊게 빠져드는 성격이 아니어서 더 그런 거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올해는 자신에게 맞는 투구 메커니즘을 찾아 더욱 강력한 구위와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KIA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키움에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KIA는 19승 7패로 압도적인 7할 승률(0.731)을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정해영은 "다음 목표는 당연히 팀의 우승이다. 올라갈 때마다 (기록이) 계속 신경 쓰이고 요즘에는 계속 주자를 내보냈는데 큰 틀에서 좋은 것만 많이 생각하려고 했다. 주자 내보냈지만 어쨌든 경기를 마무리 짓고 팀이 이겼으니까 좋게 생각하려 노력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KIA 정해영(가운데)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팀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KIA 정해영(가운데)이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팀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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