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지금 너도나도 오션테크 경쟁 중...게임체인저는 누가 되나

머니투데이 런던(영국)=이세연 기자 2024.04.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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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의 미래, 영국에서 찾는다]

편집자주 영국의 조선해양 산업은 글로벌 기술과 규제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살피는 것은 한국 조선해양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 규제에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영국은 한국 조선해양산업과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영국 조선해양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본다.

영국의 오션테크 스타트업들이 지난 17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인트라링크 지사에서 열린 '비즈니스 매칭 이벤트'에 참석해 한국 조선해양업계 관계자들에게 기술 피칭을 펼쳤다./사진=이세연 기자영국의 오션테크 스타트업들이 지난 17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인트라링크 지사에서 열린 '비즈니스 매칭 이벤트'에 참석해 한국 조선해양업계 관계자들에게 기술 피칭을 펼쳤다./사진=이세연 기자


영국 런던에 위치한 서스테이너블 벤처스는 탈탄소 디지털 기술 도약의 꿈을 키우는 벤처가 모인 클러스터다. 지난 17일 이곳에 조선해양 산업에 적용할 네트워크(5G, IoT),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진 혁신 기업 8곳이 모여 한국 조선해양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선박의 연료량을 줄이고, 운항을 최적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그놀(signol), 해상 디지털 지능 스튜디오를 개발한 90POE, 해상 위험관리 제공업체 힐로(HiLo) 등이 참여했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보안 솔루션 기업 다크 트레이스(DARKTRACE)도 참여했다. 다크 트레이스 관계자는 "조선해양업이 디지털화되며 보안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의 지향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선박운용 최적화'였다. 리차드 뉴햄 90POE 최고기술책임자(CTO)는 "90POE는 오픈오션을 통해 항해 최적화 시스템과 실시간 대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관련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해양 슈퍼플랫폼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해양 기술 기업들이 디지털화에 주목하는 것은 기술의 한계와 연료 공급의 문제로 수소 등 신 연료로의 전환이 당장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 연료 시대로의 징검다리로 에너지 저감 기술을 적용하고,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려 하고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이 필수다. 탄소배출량 등 선박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측하고, 이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저탄소·디지털 해양 솔루션에 특화된 기술 관련 스타트업이 2000개가 넘는다. 영국 정부는 583억원을 투자해 이들 스타트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공지능(AI) 강국인 영국은 AI를 접목한 선박 자율항해 분야에서 선두다. 기술·테크 스타트업 발굴하고 지원하는 영국 컨설팅 기업 인트라링크의 미하일 워즈키위츠 부사장은 "영국은 세계 10대 해양강국으로 해군산업과 해양 분야에 엄청난 경험이 축적돼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해양시장을 겨냥해 AI 기술을 키우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탈탄소 조선해양 시대 동맹국으로 낙점한 한국도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디지털화에 여념이 없다. HD현대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선주, 화주, 항만사 각각의 맞춤형 해양 데이터를 선별·분석하는 통합 서비스 '오션와이즈'를 개발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사이버 보안 기술 '하이시큐어'를 출시했고, HD현대의 자회사 아비커스는 자율항해 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은 원격 자율운항 선박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 스마트십 플랫폼 HS4를 개발해 선주에게 제공한다.

아직 영국과 한국 모두 크고 작은 기업이 한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며 각개전투를 벌이는 단계다. 그러므로 "누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해양 디지털화 시대의 관건"이라는 게 양국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HD현대마린솔루션 ‘디지털관제센터’ 모습 /사진제공=HD현대HD현대마린솔루션 ‘디지털관제센터’ 모습 /사진제공=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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