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잠잠하니 배추·양파·김…장바구니 물가 불안 계속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4.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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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김을 구매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김을 구매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2% 상승한 122.46(2015=100)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상승하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재·자본재뿐만 아니라 기업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중간재 등까지 측정한 물가 지수를 가리킨다. 생산자물가가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물가 둔화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부문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농산물(0.4%)과 축산물(2%), 수산물(1.6%)이 모두 오른 영향이다.

특히 지난달 농림수산품가격지수는 154.20으로 역대 최고치를 한 달 만에 또다시 경신했다.



공산품도 석탄·석유제품(0.5%), 제1차금속제품(0.7%)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역시 산업용도시가스가 2.6% 오르면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서비스는 운송서비스(-0.5%) 등이 내렸지만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3%), 금융 및 보험서비스(0.6%) 등이 상승하며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배추(36%)와 양파(18.9%), 김(19.8%) 등 농림수산품 가격이 2월에 비해 크게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사과(135.8%), 양배추(51.6%)의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사과의 경우 전월과 비교하면 2.8% 생산자물가가 상승했다.


다만 김의 경우 작황부진, 기후 등에 따른 물가 상승을 겪고 있는 다른 품목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김 수출이 늘면서 국내 공급을 위한 재고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실제 최근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한 김은 '검은 반도체'로도 불린다.

공산품 중에선 부타디엔(17.9%), 플래시메모리(8.1%), 금괴(6.5%)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도 2월보다 0.2% 올랐다. 최종재(-0.1%)가 내렸지만 원재료와 중간재 물가가 각 0.8%, 0.3%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3월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0.3% 높아졌다. 농림수산품(1.1%)과 공산품(0.5%)이 지수 상승을 부추겼다.

한편 4월에도 생산자물가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현재 시점에선 국제유가가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4월 생산자물가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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