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안 보는데, 차등 요금제 안 되나요?"…쿠팡의 답은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4.04.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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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無(배송·반품·배달·OTT·직구) 서비스 다 쓰지 않는데"...일괄 인상 대신 차등화 목소리.

택배 없는 날인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기사가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택배 없는 날인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기사가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린 이후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존 5無(배송·배달·직구·반품·OTT) 혜택에 더해 식료품 및 호텔·테마파크 할인, 쿠팡 와우 카드 결제 적립 등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이어 제시한다. 하지만 일부 수요자가 요구하는 '차등 요금제'엔 난색을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와우 멤버십 인상 계획이 발표된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선 '차등 요금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쿠팡이 제공하는 특정 서비스만 이용하는 고객에 대해선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넷플릭스 등 다른 OTT 서비스처럼 요금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 40대 회원은 "개인적으로 로켓배송은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일률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것보다 배송, 배달, OTT 등으로 분류를 세분화해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더 많이 받는 구조가 합리적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 비용은 5無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전제로 설계됐고, 개별 소비자가 어떤 혜택을 주로 사용하는지 현 시점에서 비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차등 요금제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 와우회원, 월평균 8만원 이상 절약 기대/그래픽=김현정쿠팡 와우회원, 월평균 8만원 이상 절약 기대/그래픽=김현정
쿠팡은 이보다는 와우 회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쿠팡은 멤버십 인상 발표 이후 △두유, 홍삼, 젤리 등 식품류 최대 78% 할인 △나이키, 크록스 등 패션 브랜드 80% 할인 △쿠팡 와우 카드 결제 시 4% 적립, 영화관람권 할인 등 회원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모든 와우 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가입자에게 돌아간 실질적인 혜택은 요금 인상분을 반영해도 여전히 가성비가 높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쿠팡이 회원 달래기에 나선 가운데, 경쟁사들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탈쿠팡족'을 흡수하는 전략을 세웠다. 네이버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3개월 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1만원 이상 '도착보장' 상품의 당일·일요일 배송을 시작한다. 서울과 수도권에선 생필품과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당일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오늘 도착을 보장한다. 판매자의 반품·교환 배송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내놨다.

컬리는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의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고객에게는 3개월간 월 2000원씩 추가 적립금 및 무료 배송 쿠폰 3장을 더해 최대 14만1000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도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49달러(약 6만9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쿠팡 멤버십 인상에 따른 가입자 탈퇴 규모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와우 회원은 "로켓배송 서비스가 급하게 필요한 일회용품이나 생활용품을 사기에 워낙 편리하고, 한 달에 3번 이상 쓰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닌 것 같아 요금을 올려도 계속 쓸 생각"이라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집에서 부부가 모두 와우 회원을 가입 중이었는데 요금을 올리면 한 명은 해지하고, 로켓배송 주문은 함께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쿠팡 와우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00만명으로 국내 이커머스 중 가장 많다. 이어 네이버플러스가 약 1000만명으로 유료 회원 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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