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니고 비행기야?…"1년치 비가 하루에" 사막 두바이에 무슨 일[영상]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모습. /AFPBBNews=뉴스1

16일(현지시간) 두바이국제공항에서 항공기 한 대가 물살을 헤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X

건조한 기후로 알려진 아랍에미리트(UAE)와 주변 국가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공항과 도로가 물에 잠기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UAE 최대 경제 도시 두바이에는 이날 12시간 동안에만 100㎜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UN(국제연합) 자료에 따르면 두바이 1년 강수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건 75년 만에 처음이라고 현지 기상청은 밝혔다.

이번 폭우로 두바이 국제공항 활주로가 물에 잠기면서 수많은 항공기가 회항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약 25분간은 아예 공항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인근 주요 도로가 폭우로 물에 잠긴 가운데 운전자들은 밖에서 물에 잠긴 자동차를 보고 있다./사진=X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CNN은 "비행기가 아니라 배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바이 공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비롯해 주요 고속도로가 침수되면서 운전자들이 자동차를 버리고 피신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지 기상청은 두바이를 비롯해 UAE 전역에서 17일에도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를 당부했다.

한편 UAE 동쪽으로 국경을 맞댄 오만 역시 폭우가 내리면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10명은 자동차에 타고 있다가 물살에 휩쓸린 어린이들로 알려졌다. 오만 당국은 17일까지 강풍과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동 지도. 노란색 표시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 /사진=구글지도

특히 이 지역에서 비는 주로 겨울에 적은 양이 나눠 내리고 비 내리는 일 자체가 워낙 드물기 때문에 폭우에 대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폭우가 내릴 때 피해가 크단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에 원인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가 계속 따뜻해지면 점점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해 그 다음엔 극단적인 폭우의 형태로 쏟아져 내릴 위험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