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빅터 레이예스. /사진=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의 타격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외인타자 자리를 우투양타 외야수 레이예스로 채웠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의 조건이었다. 키 196㎝, 체중 87㎏의 건장한 체격에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뛰면서 394경기에 출전, 타율 0.264 16홈런 107타점 147득점 33도루 OPS 0.673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에 들어가서도 레이예스의 활약은 이어졌다. 지난달 23일 열린 SSG 랜더스와 개막전에서 5타수 2안타로 신고식을 치렀고, 다음날에는 4-6으로 뒤지던 9회 초 2아웃에서 KBO 데뷔 첫 홈런을 동점 투런포로 장식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안타 생산에 나서면서 그는 14일 기준 18경기에서 타율 0.400(70타수 28안타) 3홈런 11타점 11득점 OPS 1.025를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4할 타율을 유지하면서 1위에 올라있다.
빅터 레이예스.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이런 레이예스의 활약과는 달리 롯데 타선은 침체에 빠졌다. 14일까지 롯데는 시즌 18경기에서 팀 타율 0.243으로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다. 리그 평균(0.273)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9위 두산 베어스(0.245)와는 큰 차이가 없지만, 벌써 20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OPS가 0.728인 두산과는 달리 롯데는 0.638로 크게 떨어진다.
믿었던 타자들의 부진이 컸다. 특히 지난 시즌 FA(프리에이전트)로 데려온 포수 유강남(타율 0.122)과 유격수 노진혁(0.176)은 1할대 타율로 부진에 빠졌고, 노진혁은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기대를 모았던 젊은 타자들인 윤동희(0.213)와 고승민(0.167), 나승엽(0.200)도 초반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그나마 이학주(0.484)가 뜻밖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최항(0.267)이나 이정훈(0.278) 등도 힘을 보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또한 '미래 거포' 한동희의 부상 공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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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4월 9일~14일) 동안 롯데는 6경기를 모두 패배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3연전에서는 접전으로 가다가 무너지는 패턴이 이어졌다. 특히 10일 경기에서는 6회까지 7-3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7회와 8회 불펜이 무너지며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10회 초 3실점하며 7-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9대4로 패배한 롯데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지막 날에도 끝내 타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표면적으로는 5-7로 접전 속에 패했지만, 롯데는 2회와 6회 두 차례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점 차로 뒤지다 경기 막판 쫓아갔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6연패에 빠진 롯데는 최하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이 주에 열린 6경기에서도 레이예스의 활약은 빛났다. 그는 23타수 10안타, 타율 0.435로 주간 타율 5위에 위치했다. 10일 게임에서는 홈런포를 기록했고,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를 도와줄 파트너는 없었다.
이런 모습에 지친 것일까. 레이예스는 14일 경기에서 5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1회와 7회 병살타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감당하기에 현재 롯데는 너무나도 침체됐다. 마치 과거 이대호(은퇴) 홀로 맹타를 휘두른다는 뜻인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처럼 '레이예스와 여덟 난쟁이'가 되고 있다.
빅터 레이예스. /사진=롯데 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