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3원 오른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370원선을 뚫은 건 2022년 11월10일(1377.5원) 이후 처음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와 달리 실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게 시작되고 그 폭도 작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24.1%로 집계됐다. 1주 전(59.1%)보다 3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연준이 6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은 같은 기간 34.2%에서 75%로 확대됐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도 외환당국이 현 수준의 환율을 용인하겠단 취지로 받아들여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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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과 관련해 글로벌 강달러에 따른 영향으로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우리나라의 해외 순자산이 널어 환율 변화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란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다만 "일본 엔화 절하가 크고 중국 위안화도 절하 압력을 받고 있어 (원화가) 주변국 통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서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되는 면이 있지 않나 유심히 보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 상황에서 주변국 영향으로 인한 쏠림현상이 일어나 우리의 펀더멘탈과 달리 환율에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게 되면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해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고 여러 방법도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전 중 1367원 부근에서 정체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창용 총재의 금통위 기자간담회 이후 원·달러에 대한 상방 압력이 확대됐다"며 "이 총재가 강달러로 인한 주요국 통화 약세 기조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할 때 1360원대 후반은 과도하지 않다고 언급하자 나홀로 급등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갈등과 미국 금리 인하 후퇴 우려 등도 강달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험이 달러화 상방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