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페디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 4피안타(3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5이닝을 초과해 이닝을 챙기지 못하면서 페디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50이 됐다.
화이트삭스는 1회부터 클리블랜드 선발 태너 비비를 두들겼다. 1회초 1사 2루에서 개빈 시츠가 중견수 방면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앤드루 본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앤드루 베닌텐디의 땅볼 타구 때 3루에 도달했다. 여기서 더블 스틸이 나왔다. 1루 주자 베닌텐디가 협살당하는 사이 3루 주자 시츠가 홈을 밟아 2-0이 됐다.
이때까지 페디의 피칭은 안정적이었다. 1, 2회 주자를 하나씩 내보내긴 했으나, 범타로 돌려세웠고 3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러나 네일러 형제를 넘어서지 못하고 무너졌다. 형님이 먼저였다. 조시 네일러는 페디의 3구째 높은 커터를 통타해 중월 솔로포를 쳤다. 라몬 로리아노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갔고 '동생' 보 네일러가 페디의 초구 싱커를 노려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몸쪽에 몰린 실투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국과 캐나다의 '형제자매의 날'이었다.
페디의 수난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3-3으로 맞선 5회 말 기어코 스티븐 콴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번엔 주 무기인 스위퍼가 어정쩡하게 몰린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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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오른쪽). /AFPBBNews=뉴스1
결국 페디는 태너 뱅크스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고 뱅크스가 데이비드 프라이를 맞히면서 5-5 동점, 승리 투수 요건이 날아갔다. 이후 화이트삭스는 10회초 시츠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역전했으나, 형 네일러의 동점 적시타와 동생 네일러의 우익수 방면 끝내기 안타로 6-7 역전패했다.
이날 페디는 총 93구를 던졌다. 스플리터와 싱커가 각각 28구로 가장 많았고 커터가 25구, 스위퍼가 12구였다. 하지만 그의 스플리터와 스위퍼는 단 한 차례 헛스윙을 유도하는 그치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페디는 지난해 KBO리그에 입성해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209탈삼진으로 소속팀 NC 다이노스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선동열(1986·1989·1990·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 이후 7번째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 또한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20승과 200탈삼진을 한 해 동시에 달성했는데 이는 외국인 선수로서는 최초 기록이다.
시즌 후 페디는 KBO 시상식에서 역대 8번째로 리그 MVP를 수상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페디의 지배적인 활약에는 KBO에는 생소했던 스위퍼의 역할이 컸다. 한국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스위퍼에 대한 피안타율은 0.184에 불과했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페디는 지난겨울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06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스위퍼가 벌써 한계를 드러내면서 페디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