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오와 엘리시아, '외국인 센터'라는 새로운 변화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4.1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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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크원, F&F/사진=웨이크원, F&F


규모와 상관없이 아이돌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내에서의 경쟁이 무조건 프로그램의 규모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1위는 상징적인 의미에 더해 그룹 내의 센터라는 실질적인 혜택까지 주어진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의 장이 열려있지만, 아이돌 그룹을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1위는 주로 한국인 연습생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제로베이스원 장하오에 이어 유니스 엘리시아까지 1위를 차지하며 이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역사에서 외국인 멤버가 최초로 1위를 차지한 건 제로베이스원의 장하오다. 중국인 연습생 장하오는 지난해 방송된 Mnet '보이즈 플래닛'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하며 제로베이스원의 센터가 됐다. 장하오는 앞선 순위 발표에서 한 번도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다만 순위 자체는 꾸준히 상승했다. 결국 장하오는 부동의 1위였던 성한빈을 10만 9740점 차이로 밀어내며 막판 대역전을 이끌어냈다.

걸그룹 중에서는 그룹 유니스의 엘리시아가 있다. 필리핀 출신의 엘리시아는 SBS '유니버스 티켓'에서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엘리시아는 2차 승급식에서 P 등급을 받으며 파이널 무대 전에 데뷔를 확정했다. 파이널 무대 전에 데뷔를 확정한 경우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의 기록이다. 파이널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젤리당카 역시 엘리시아와 마찬가지로 필리핀 출신이다.



/사진=엠넷, SBS/사진=엠넷, SBS
이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모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팬들도 사로 잡았기 때문이다. 장하오는 모국인 중국 팬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엘리시아는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파이널 전 데뷔를 확정할 수 있었다.

최초의 외국인 센터 장하오가 등장했을 때는 이변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장하오가 이전부터 1위를 차지한 것이 아니라 파이널에서 극적으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이러한 평가는 더더욱 힘을 얻었다. 그러나 엘리시아의 1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압도적인 화력을 바탕으로 파이널 전 데뷔 확정이라는 기록을 쓴 엘리시아의 등장은 글로벌 팬덤의 조직적인 행동이 국내 팬덤 못지않다는 인상을 줬다.


/사진=웨이크원, F&F/사진=웨이크원, F&F
이들을 향한 팬들의 관심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곧 그룹을 향한 글로벌 관심으로 커져가고 있다. 5세대의 문을 연 제로베이스원은 데뷔 앨범 'YOUTH IN THE SHADE'로 K팝 역사상 최초로 데뷔 앨범 초동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두 번째 앨범 'MELTING POINT'는 이를 뛰어넘는 213만 장의 판매량으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 최초로 초동 더블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7일 데뷔한 유니스 역시 인상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유니스의 데뷔 앨범 'WE UNIS'는 발매 5일 만에 5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돌파하며 역대 걸그룹 데뷔 음만 초동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곡 '슈퍼우먼'은 마카오, 필리핀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로젝트 그룹인 제로베이스원과 유니스는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다. 장기적인 흐름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두 외국인 센터를 내세운 제로베이스원과 유니스가 남은 활동 기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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