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돈 준다"…일주일 뒤 5만원 vs 한달 뒤 8만원, 2초 내 결정한다면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4.09 11:04
글자크기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심리학과

코스피가 전 거래일(2742.00)보다 28.04포인트(1.02%) 하락한 2713.96에 개장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742.00)보다 28.04포인트(1.02%) 하락한 2713.96에 개장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주일을 기다리면 5만원을, 한 달을 기다리면 8만원을 '공짜로' 준다. 주어진 고민 시간은 단 2초, 고민 시간이 짧을수록 오히려 "한 달 동안 기다리겠다"고 답변하는 비율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심리학과 연구팀은 금전적 보상이 걸린 선택을 앞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조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알아봤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지난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학생 353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안에 40달러(약 5만원)를 받을지, 한 달 안에 60달러(약 8만원)를 받을지 선택하도록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에 뜬 선택지 2개 중 하나를 주어진 시간 내에 택해야 한다. 선택하고 나면 자신의 결정에 따라 돈을 받는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단 2초를 주고 최대한 빠르 게 선택지를 고르도록 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고민할 시간 10초를 줬고, 이어진 세 번째 실험에선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마음껏 고민하게 했다.



그 결과, 2초 내에 선택해야 할 경우 참가자의 절반이 훌쩍 넘는 65%가 '한 달 뒤 60달러 받기'를 선택했다. 고민 시간을 10초로 늘리자 "한 달을 기다리겠다"고 답한 비율이 첫 응답률에 비해 11% 줄었다(54%). 시간제한을 아예 두지 않았을 땐 전체의 59%가 '한 달 뒤 60달러 받기'를 택했다. 연구팀은 "고민 시간이 가장 짧을 때 가장 참을성 있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일주일 후 40달러 받기'라는 선택지를 선호하던 참가자들은 고민할 시간이 길게 주어질수록 '한 달 후 60달러 받기'로 자신의 선택을 바꾸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엔 모니터의 화면 구성을 바꿔봤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먼저 보여주고, 기다림에 대한 보상으로 얻는 돈의 액수를 나중에 보여줬다. 이후엔 순서를 바꿔 액수를 먼저 보여주고, 그 돈을 얻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나중에 제시했다.


액수를 먼저 알게 된 참가자들은 대체로 '한 달 후 60달러 받기'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먼저 보여줬을 땐 금액이 적더라도 더 빨리 돈을 얻을 수 있는 '일주일 후 40달러 얻기'를 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보상액을 먼저 보여줄수록 사람들의 참을성이 높아진다"고 해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안 크라이비치 UCLA 심리학과 부교수는 "누군가의 결정에 개입하고자 할 때 어떤 차원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며 "결정을 앞둔 사람에게는 미래에 얻을 '커다란 보상'에 대한 정보를 먼저 알려주되 그에 따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강조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실험에 활용한 모니터 화면. 왼쪽 상단 '시작(START)' 버튼을 누르면 검은 상자 안의 선택지가 나타나고, 마우스로 원하는 선택지를 클릭하면 된다.  /사진=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연구팀이 실험에 활용한 모니터 화면. 왼쪽 상단 '시작(START)' 버튼을 누르면 검은 상자 안의 선택지가 나타나고, 마우스로 원하는 선택지를 클릭하면 된다. /사진=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