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중국서 앞구르기 반복행동…"판다 외교 멈춰라" 팬들 뿔났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4.04.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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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에서 적응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판다 외교'가 도마에 올랐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떠난 푸바오가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에 자칭 '푸바오 팬'들이 우려를 표하면서 '판다 외교'의 부정적인 측면이 조명됐다.

중국국가공원이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바오는 앞구르기를 반복하는가 하면 대나무 속에 몸을 숨기고 좋아하던 과일도 먹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푸바오 팬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가 앞구르기를 반복하는 모습./영상=유튜브 채널 '판다러버'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가 앞구르기를 반복하는 모습./영상=유튜브 채널 '판다러버'
해당 영상은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다음날인 지난 4일 촬영됐다. 푸바오는 지난 3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떠나 중국으로 이동했다.

워낙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터라 중국 반환이 결정된 데 대해서도 '판다 외교'의 안타까운 측면이 부각됐는데 푸바오의 적응 모습이 공개되면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각) 중국 쓰촨성의 워룽 중화자이언트판다원 선수핑 기지에서 푸바오가 노니는 모습. /사진=뉴시스(신화통신)4일(현지시각) 중국 쓰촨성의 워룽 중화자이언트판다원 선수핑 기지에서 푸바오가 노니는 모습. /사진=뉴시스(신화통신)


중국은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에 친선의 표시로 판다를 선물하는 '판다 외교'를 펴오고 있다. 선물이지만 임대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중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48개월) 이전에 중국으로 가야 한다는 협약이 생겼다. 판다 개체 수가 급감하자 멸종위기 보호 차원에서 만들어진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이다. 번식이 가능해진 나이를 고려한 조치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국내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외교 차원에서 보낸 판다 러바오, 아이바오를 부모로 뒀다.


에버랜드는 푸바오가 만 4세가 되기 전 반환한 데 더해 일종의 임대료 개념으로 보호 기금을 중국에 지불했다. 푸바오의 부모 러바오, 아이바오를 데려오면서 1년에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5300만원)를, 푸바오 탄생에 따라 일회성으로 50만 달러(한화 약 6억7650만원)를 냈다.

이에 푸바오 팬들을 중심으로 '판다 외교'를 멈추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푸바오가 적응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며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못할 짓이라 판다 외교를 다시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판다 외교는 동물 학대"라며 "동물은 한 순간에 가족을 잃어버렸고 사람도 생이별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꼬집다. 한 푸바오 팬은 "에버랜드에서 너무 잘해줘서 적응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푸바오가 사육사를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푸바오 갤러리에도 비슷한 의견이 제기됐다. 한 이용자는 "판다를 장사처럼 하는 판다 외교에 환멸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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