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석래 빈소찾은 최태원 "기업가의 본보기…주체못하게 슬퍼"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박미리 기자 2024.04.01 11:59
글자크기
故조석래 빈소찾은 최태원 "기업가의 본보기…주체못하게 슬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최 회장은 빈소 방문 직전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에 올린 추도사를 통해 "느닷없이 들려온 애통한 소식에 우리 경제계는 슬픔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언제나 재계의 큰 어른으로 남아 한국 경제를 지켜 주실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조석래 회장님같이 훌륭한 리더를 잃은 것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님께서는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선구자와도 같은 분이셨다"며 "섬유산업과 첨단소재 분야에서 보여주신 회장님의 집념과 열정, 그리고 혜안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글로벌 넘버원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초석을 놓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화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으로 회장님께서는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고 항상 강조하셨다"며 "1971년 생산 공장 하나 변변치 않아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일은 기업가정신의 모본(模本)이 되며, 기술입사(技術立社)를 넘어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셨다"고 적었다.



최 회장은 조 명예회장이 생전 스판덱스, 중전기 등의 기술을 전제적으로 확보해 기업의 먹거리로 삼았던 일화를 평가했다. 또 한미 FTA 체결, 한일관계 개선 등에 있어 재계의 어른으로 활약했던 점 역시 추켜세웠다.

최 회장은 "항상 앞날을 먼저 내다보시고 앞서 가신 회장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글로벌 경제 질서의 흐름을 읽는 데 남다른 통찰력을 보여 주셨다"고 언급했다. 또 "국제사회 속 한국의 역할에 대해 진정한 비전을 가진 분이셨다"며 "최근처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힘을 줬다.

그는 "'장사꾼은 돈을 벌고, 기업가는 시대를 번다'는 말이 있는데, 회장님께서는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기업가이자 통찰력 있는 리더셨다"며 "회장님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저희 후배 경제인들은 더 멀리 볼 수 있었다"고 썼다.


최 회장은 조 명예회장의 생전 어록인 "안 되는 이유 백 가지보다, 되는 이유 한 가지가 더 중요하다"를 들며 "회장님의 뚝심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있는 현 시대 기업가들에게 더욱 필요한 덕목일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와 가르침을 계승하여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진력을 다하겠다"며 "그것이 후대를 살아가는 저희 경제인들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