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으로 N수생 폭증?..평가원장 "적정 난도 확보"[문답]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4.03.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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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올 6월에 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부터 이의신청 심사기준에 문항의 오류 외에 '사교육 연관성'이 포함된다.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는 향후 발간될 사교육업체의 문제지, 사설 모의고사 시험지까지 확보해 수능과 사교육 유사성 검증에 착수한다. 최근 감사원에서 지적 받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영역 23번 '판박이 지문'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8일 진행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 관련 브리핑에서 "엄중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의신청 심사제도를 개선하려고 한다"며 "과거에는 주로 문항의 오류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문항의 오류뿐만 아니라 사교육의 연관성 문항에 대해서도 심사 대상으로 포함시켜서 심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N수생(고등학교 졸업생)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는 "재수생들의 유입을 매년 고려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서 적정 난이도, 변별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 평가원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수능은 결과적으로는 까다로웠던 시험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지난해 수능은 일부 영역에서 '생각보다 까다로웠다'라는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평가원 입장에서는 작년도에 실질적인 재수생 유입도 면밀히 검토하고 적정 난이도를 구성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일부 과목에 어려웠다'라는 평가에 따라 면밀하게 분석해서 금번 수능에서는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올해는 특히 의대정원 증원으로 N수생이 많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평가원은 한 30여 년 수능을 출제해 왔고, 재수생들의 유입은 매년 고려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좀 더 면밀히, 디테일하게 분석해 적정 난도와 변별도를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 지난해 수능에 킬러문항이 없었다고 해도 고난도였다. 이 때문에 사교육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공교육 과정 내에서 충실히 이수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겠다는 그런 방향을 설정해서 실제 그 방향에서 출제를 했다. 현장의 평가에서도 그 문항이 실질적으로 공교육 과정 내에서 충실히 공부하면 충분히 풀 수 있겠다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정 부분 방향성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제 킬러문항과 문항의 난도는 별개의 문제다. 공교육 과정 내에서 출제한다 하더라도 문항은 변별을 위해 어렵게 구성할 수도 있고 또 평이하게 구성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킬러문항과 문항의 난이도는 분리해서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또 지난해 사교육 경감대책이 실질적으로 발표된 것이 6월, 6월 모의고사 평가가 끝난 다음이고, 여러 사교육 대책이나 킬러문항 배제 등도 6월에 발표가 됐다. 정책이 추진되고 시행될 때는 약간의 시차가 있을 거라고 판단은 한다. 지금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데.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체제에서는 통합(과목)으로 가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없어지리라 보고 있다. 다만 아무리 난도를 조정한다 하더라도 그 해에 어떠한 집단의 응시 성향, 모집단의 특성을 저희들이 면밀히 봐야 될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점수체계가 그런 공통과목을 통해서 선택과목의 점수들을 보정하는 표준점수를 우리가 산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대한 문과 침공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없도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향후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 등을 살펴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진로와 특성에 맞춰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이 방향이 가장 바람직하다.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출제에 반영하겠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에 대해 감사원은 '평가원 담당자들까지 공모해서 사안을 축소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수능을 주관하는 기관으로서 감사원의 지적과 수사 요청에 대해 엄중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도 드린다.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재발 가능성이 없도록 이의신청 심사제도를 개선을 하려고 한다. 과거 이의신청 심사제도에서는 주로 문항의 오류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이의신청 심사제도에서는 문항의 오류뿐만 아니라 사교육의 연관성 문항에도 심사 대상으로 포함시켜서 우리가 심의를 하겠다. 심의하는 과정에도 수능평가자문위원회의 중간 단계에서 현장 선생님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사교육과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한 번 더 살펴보고, 기존 시스템인 준비위원회와 실무위원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사교육 연관성을 엄격하게 절차에 따라 심의받고 처리하겠다.

-사교육 업체와 영리 행위를 한 출제자를 배제하기 위한 방안이 국세청 소득증빙, 무작위 선정 외에 추가로 검토 중인게 있는지. 수능출제 인력풀 체계화는 기존과 어떤 점이 다른가.
▶인력풀은 상시등록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등록된 인력풀들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사교육과 연관된 분들이 있을 수 있고, 연세가 많이 들어 출제를 할 수 없는 분들도 있었다. 이번에 인력풀을 전체적으로 정비했다. 신규 인력풀을 대학교 대학교육협의회, 시·도교육청에 안내를 해서 새로운 인력들을 충원했다. (이 과정에서) 일단 사교육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인력풀에 등재하도록 했다. 인력풀에 등재됐어도 (수능 출제 위원으로) 선정될 때는 국세청 등을 통해 소득 과세자료를 받아 연관성을 철저히 점검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다만 배우자까지 확인을 확대할 수 있는지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하겠다.

-30년간 항상 공정하게 수능 문제를 출제하려고 노력해왔을텐데.
▶과거에도 철저히 나름대로 공정하게 했다. 전산으로 무작위 추첨을 하지 않고 우리 평가원의 평가인력의 인력풀로 사교육과 연관성 없는 전문가들을 섭외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 바뀌는 제도 개선은 인력풀 내에 등재된 범위 내에서 무작위 5배수로 추점한 뒤 순번을 1~3순위 부여하는거다. 개인적인 어떤 일 때문에 참여를 못하실 수가 있으니 순번대로 선정을 하게 된다.

-문항이 사교육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됐을 때 후속 조치는 어떻게 하나.
▶이의신청 들어왔을 때 연관성 있는 문항들에 대한 처리 기준은 전문가들과 더 협의해 나가겠다. 예를 들면 사교육 문항과 수능 문항 간의 유사 정도, 실제 그 문항을 통해 시험을 본 수험생 중 특정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려하겠다. 2023학년도에 나왔던 문항 정도의 수준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그 유사도라든지 영향력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그걸 기준으로 해서 아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그 기준을 만들어 나가겠다.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이냐도 출제점검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판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항이 오류라고 하면 복수 정답으로 처리하기도 하고 문항 자체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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