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남아 최초' 동성혼 합법화…"LGBT 관광업 수혜 기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3.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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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했다. 사진은 2월 14일 태국 방콕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린 동성커플들 /AFPBBNews=뉴스1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했다. 사진은 2월 14일 태국 방콕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린 동성커플들 /AFPBBNews=뉴스1


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 커플의 결혼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가 된다. 동성 간 혼인을 합법화했다는 얘기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 하원은 이날 약 4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민법 및 상법 개정안인 이른바 '결혼 평등' 법안을 찬성 400표(반대 10표, 기권 5표)로 통과시켰다. '동성혼 합법화'가 골자인 이 개정안은 이제 상원과 국왕의 승인을 받고 관보에 게재되면 120일 후에 정식 발효된다. 해당 절차는 연말 이전에 완료될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태국은 18세 이상 동성 커플의 혼인신고와 함께 상속, 세금 수당, 자녀 입양 등의 권리를 인정하게 된다. 동성 커플도 이성 커플처럼 결혼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공식적으로 결혼의 구성을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두 개인'으로 바뀌고, 기혼자들의 공식적인 법적 지위를 '남편과 아내'에서 '부부'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태국은 지난 2015년부터 성소수자(LGBT)를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법을 시행하면서도 동성혼 합법화를 향한 움직임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2023년 8월 제30대 태국 총리로 뽑힌 세타 타위신 총리가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동성혼 합법화를 위한 행보가 활발해졌다.

태국 보건부는 동성 커플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상업적 대리모를 합법화하기도 했다. 태국은 앞서 결혼한 태국 이성 커플(최소 1명이 태국 국적)에게만 상업적 대리모를 허용했었다.



블룸버그는 "태국은 (이번 개정안 통과로) 대만, 네팔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동남아에서는 최초로 동성혼을 인정하는 국가가 됐다"며 "태국 경제의 약 12% 차지하는 관광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초 성소수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LGBT캐피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성소수자의 태국 관광은 국내총생산(GDP)의 1.2%인 65억달러(약 8조7848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태국 방콕의 성소수자 친화 여행사인 시암 프라이드 관계자는 "태국은 이미 아시아 최고의 성소수자 여행지로 꼽힌다"며 "이번 동성혼 승인으로 태국의 이런 명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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