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주총 운명의 날…사장 선임은 '맑음', 사외이사는 '안갯속'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3.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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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식 소유 현황/그래픽=윤선정KT&G 주식 소유 현황/그래픽=윤선정


KT&G (88,900원 ▼100 -0.11%)가 10년 만에 새로운 수장으로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맞이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불투명하다. 표 대결이 불가피한 가운데 차기 지도력을 좌우할 수 있는 사외이사 선임에 관심이 쏠린다.

KT&G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안건으로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다룬다. 당초 사장 선임안이 부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기로 가닥을 잡았고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방 후보자 선임안 통과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기업은행과 의결권자문사 ISS,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방 후보자 선임에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관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KT&G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임민규 엘엠케이컨설팅 대표이사와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두 후보를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지분율 6.64%, 지난해 연말 기준)은 최근 손 후보에 찬성표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상현 FCP 대표도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으나 자진 사퇴하고 손 후보에 힘을 싣기로 했다. 기업은행·FCP·국민연금 등이 손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이다.

사내외 이사 통합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셈법도 복잡하다. KT&G는 FCP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총에서 집중투표 방식을 도입했다.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한다. 이번 주총에서 2명의 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만큼 주주들은 1주당 의결권을 2표씩 행사할 수 있다.

기업은행 등은 KT&G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들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만큼 손 후보에게 '몰표'를 행사할 전망이다. 반면 KT&G를 지지하는 주주들은 방 후보와 임 후보에 표를 나눠야 하는 탓에 득표를 가늠하는 게 불투명하다.


KT&G는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 결집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관·외국인투자자가 참고하는 의결권 자문사들 사이에서도 방 사장 선임 안건에 대한 찬반 권고가 나뉜 상황으로, 외국인과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손 후보를 지지하는 기업은행(7.11%), 국민연금(6.64%), FCP(1% 안팎)가 보유한 지분 대비 외인(44%)을 포함한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약 60%에 달해 이들의 표심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KT&G는 외인이 주목하는 주주환원, 배당 규모에 방점을 두고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알리는 데 주력해 왔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사장 후보로 확정할 때도 방 후보가 새로운 주주 환원 정책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부각하는 등 외인으로부터의 긍정적 평가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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