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루닛' 떴다?...112억 뭉칫돈 몰린 골다공증 AI 진단 솔루션

머니투데이 남미래 기자 2024.03.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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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 프로메디우스, 112억원 시리즈A2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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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뼈조직에 구멍이 많이 생겨 뼈가 쉽게 부러지는 질환인 골다공증은 흔히 '침묵의 질환'이라고 한다.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골절이 생기고 나서야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고관절 골절 시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이를 정도로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그동안 골밀도 검사는 DXA(이중에너지 엑스레이 흡수계측법) 검사로 진행됐다. 그러나 국가검진상 골밀도 검사가 만 54, 66세 여성에게만 시행되는 등 접근성이 낮았다. 전조 증상이 없는 데다 약 5만원의 검사비용을 지불해야 해 자진해서 검사받을 유인도 크지 않다. 그 결과, 질환 인지율은 20%, 치료율도 30% 수준에 그친다.

건강검진의 기본 검사 항목인 흉부 엑스레이(x-ray)만으로 골다공증 위험도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2019년 9월 설립된 프로메디우스는 세계 최초로 흉부 엑스레이 기반 골다공증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다.



솔루션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112억원 규모의 시리즈A2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스타셋인베스트먼트가 투자를 주도했으며 한국투자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크릿벤처스, 엑스레이 제조사 DK메디칼, 부민병원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인 빅무브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제2의 루닛' 떴다?...112억 뭉칫돈 몰린 골다공증 AI 진단 솔루션
기존 골밀도 검사비용의 10분의 1…"검진 정확도도 우수"
프로메디우스 개요/그래픽=윤선정프로메디우스 개요/그래픽=윤선정
프로메디우스는 그동안 기흉, 감염병을 진단하는 의료AI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근골격계 전문 의료AI 솔루션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피봇)했다. 기존 솔루션이 의료행위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쳐 사업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메디우스는 서울아산병원로부터 골밀도 진단검사 데이터 약 7만여건을 받았다. 이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켜 엑스레이 사진만으로 골다공증 징후를 찾아내는 특정한 패턴을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도종원 스타셋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흔히 골절이나 폐·심장 계통 질환을 검사하는 흉부 엑스레이를 육안으로 봐서는 골다공증을 진단하기는 어렵다"며 "의사가 찾을 수 있는 병변부위를 더 빨리 찾는 등 보조적 역할에 그쳤던 기존 의료AI 솔루션과 달리 프로메디우스의 솔루션은 의사가 찾아내기 어려운 영역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 솔루션이 매우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만식 우리벤처파트너스 팀장은 "프로메디우스의 솔루션은 예측모델 정확도(AUC)는 0.92로, 임상 현장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정확도"라고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양성)을 진단하는 '민감도'와 위양성을 찾아내는 '특이도' 모두 90% 이상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검진항목인 엑스레이를 활용하니 비용도 저렴하다. 도 파트너는 "엑스레이 장비만으로 골다공증 질환을 추가로 진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도 기존 DXA 대비 1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병원·제약사도 적극 활용 기대…2세대 의료AI 스타트업 포문 연다
프로메디우스의 엑스레이 기반 골다공증 분석 AI 솔루션 'PROS(R) CXR: OSTEO'/사진제공=프로메디우스프로메디우스의 엑스레이 기반 골다공증 분석 AI 솔루션 'PROS(R) CXR: OSTEO'/사진제공=프로메디우스
투자자들은 프로메디우스의 솔루션을 병·의원에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비를 추가로 살 필요 없이 엑스레이 기계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CVC를 통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부민병원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위한 임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병원은 엑스레이로 골다공증 위험군 환자를 찾아 DXA 추가 검사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그동안 진단하지 못했던 환자군을 확보하니 제약사도 이익"이라며 "뇌졸중 등 질환을 미리 예측해도 실제 발생하기 전에는 수술하거나 약을 처방하긴 어려운데, 이 솔루션은 골다공증 질환을 예측해 추가 검사를 하고 최종 약물 처방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인구 100만명당 1대꼴로 DXA 장비가 도입될 정도로 골다공증 검사 인프라가 열악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도 파트너는 "후진국 병원이 갖춘 장비는 대부분 엑스레이 정도이기 때문에 프로메디우스의 솔루션이 진입하기 좋다"며 "최근에는 루닛에서 글로벌 세일즈를 이끌었던 정성현 이사를 최고사업책임자(CBO)로 영입했다"고 말했다.

프로메디우스가 '제2의 루닛'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김 팀장은 "루닛이 암 진단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했다면 프로메디우스는 노화 관련 질환 시장이 타겟"이라며 "프로메디우스는 '진단 보조'였던 1세대 의료AI 기술에서 더 나아가 '질환 예측'이라는 2세대 의료AI 시장을 여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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