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서울시 대개조, 국토 대개조의 신호탄이 돼야

머니투데이 허남이 기자 2024.03.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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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대개조의 일환으로 서남권 대개조를 발표했다. 영등포 외 낙후된 준공업지역을 직주락(Work, Live, Play) 형태의 융복합산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미래형 첨단 도시화 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 중 하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남권 대개조 발표는 공업지역, 상업지역, 주거지역 등 제조와 생산 위주로 제정된 국토 이용법의 대개조에 대한 신호탄이라 생각되며 매우 고무적이다. 이참에 서울 대개조뿐만 아니라 국토 대개조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설계가 시작되기 바란다.

 이무성 엠엘소프트 대표/사진제공=엠엘소프트 이무성 엠엘소프트 대표/사진제공=엠엘소프트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민둥산에서 울창한 산림 보유국이 되었지만 한반도가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과거 속 단어가 되었다.



차를 타고 전국 대부분을 다녀도 산이 푸르다는 것 외에는 별로 특별한 감흥이 없다. 미래 지향적인 국토 디자인 없이 죽지 않고 빨리 자라는 일부 수종 위주로 획일적 조림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개발 도상국 시절에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방안이었겠지만, 이제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지금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석유 한 방울 안 나오고 전국이 온통 산이라 농사 짓고 살기도 힘든 척박한 나라에서 오로지 살길은 공업과 수출만이라는 강박관념에서 앞만 보고 열심 달려와 지금의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산업화 시대에 그동안 잘 해온 일들이지만 국토는 많이 황폐화 된 것도 현실이다.

정보화 시대를 지나 지능화 시대로 넘어 가고 있는 많은 부분이 큰 틀에서 변하고 있고 국토 이용법도 예외는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의 환경을 비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는 70%가 산지이며 잘만 가꾸면 동양의 알프스로서 새로운 부의 창출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고 석유보다 생수 값이 더 비싼 시대에 아직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땅을 파면 마실 수 있는 물이 나오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축복 받은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현실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 시티, 첨단산업단지 등 많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아직 70년대 수준의 낙후된 곳이 많이 보인다. 농촌 논, 밭 여기 저기에 정체불명의 창고들, 계곡 주변과 야산에 어렵게 일군 흔적들 그리고 해변가 무분별한 개발 등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더 늦기 전에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됐다.

현재의 국토 이용법 상에 "농업은 육성, 산림은 보존"이 원칙으로 되어 있어 임야 개발에는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과거 숭유억불 같은 획일적 정책이다. 국토 디자인을 잘 설계하면 산림을 훼손하지 않고도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보물산을 만들 수 있다. 작은 정원을 만들 더라도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 나무 값, 꽃 값은 그리 별로 비싸지 않고 감흥을 줄 수 있는 차별적 디자인이 생명이다. 하물며 국토 디자인은 이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더 이상 난개발이 되기 전에 미래 세대에게 금수강산을 물려주기 위한 국토 대개조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리적인 국토 대개조에 이어 지자체 대개조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지자체 스스로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의 대개조 전환이 필요하다. 지방 여행을 가도 반기는 곳도 마땅히 돈을 쓸 곳도 없다. 지역 축제도 다분히 일회성이고 차별성도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외국인과 함께 가서 기꺼이 지갑을 풀게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다시 찾고 싶게 만들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제는 일반적 차별성이 아니라 독특한 차별성으로 경쟁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원에 의존하는 한계를 넘어 각각의 지자체 정부와 주민 모두 각고의 노력으로 누군가가 와서 돈을 쓰고 가게 만드는 구조로 대개조되어야 한다. 고유의 명품도 좋고, 차별적 조경도 좋고, 차별적 행사도 좋겠고 모든 것은 지자체 정부와 주민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올 것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맥주 페스티벌인 옥토페스트도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정부와 주민이 함께 하는 새마을운동4.0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스로 돕는 자에게 큰 도움과 성공이 온다 했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 발전시켜야만이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다. 우리와 우리 후손의 미래는 우리의 지금 우리의 현명한 판단과 지혜에 달려 있다.

방치된 도토리 산이 보물산이 되고 해안가 주변이 세계적 명소가 되고 목가적 농촌에서 사는 것이 로망이 되는 미래를 상상해 본다. 서울 대개조가 진정한 선진국을 향한 국토 대개조와 국민 대개조의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 이무성 엠엘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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