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 안전망 '지능형 CCTV'

머니투데이 이성재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보안인증단장 2024.03.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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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 평균 83.1회, 이동 중 9초에 한 번꼴로 CCTV(폐쇄회로TV)에 노출된다. 국내 공공부문에서는 약 160만대의 CCTV가 운영되고 민간부문은 이보다 10배 많다. 이제는 일상화한 CCTV 노출이 과연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까.

국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CCTV 설치 후 안전체감도 효과를 묻는 질문에 72.7% 더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물리보안은 눈에 보이는 보호효과로 설치·운영에 따른 범죄 예방효과가 굉장히 높다. 이는 CCTV가 설치된 공간에서 절도나 범죄사고율이 낮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계점도 있다. 지자체 관제센터에서 많게는 1인당 958대의 CCTV를 모니터링 하는데 이는 CCTV 1대당 하루에 단 90초만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수백만 대의 CCTV를 설치·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참사가 발생하는 이유다.



이에 AI(인공지능)와 CCTV를 융합한 지능형 CCTV 기술이 부상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CCTV 성능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영상 내 재난, 안전사고나 범죄 등 이상상황을 탐지한다. 실제 실종자 수색, 스토킹범죄 탐지, 산불 탐지 등 일상 곳곳에 적용한 지능형 CCTV 기술이 우리의 사회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안전기술이나 탐지성능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는 데이터의 한계와 성능의 신뢰성 때문이다. 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상황에 특화한 최소 10만건의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이를 민간에서 구하기 쉽지 않다. 기술을 개발했더라도 성능의 신뢰성 보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국내 유일의 지능형 CCTV 솔루션 이상징후 탐지성능 평가기관으로서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싸움, 침입, 배회 등과 같은 일반적 이상징후부터 스토킹범죄, 학교폭력 등 안전에 특화한 영상까지 총 16개 분야, 11만건 규모의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개방하고 있다. 제품의 성능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능형 CCTV 성능시험 인증제도도 운영한다.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경찰청 범죄피해자 보호제도 협력이 대표적이다. 경찰청은 스토킹범죄 탐지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CCTV를 도입하고 KISA는 그 기술에 대한 성능개선 및 신뢰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으며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스토킹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상황을 인지하고 피해를 막을 수 있었으며 매년 7000명이 넘는 스토킹범죄 신변보호 대상자가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능형 CCTV는 단순히 물체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넘어 안전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국민 일상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핵심기술이 됐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 지능형 CCTV를 통해 사람은 안전하고 기업은 효율적이며 환경은 안전해지는 사회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성재 보안인증단장 / 사진제공=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인터넷진흥원 이성재 보안인증단장 / 사진제공=한국인터넷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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