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완판 행렬을 이어가던 회사채 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일부 기업들의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례가 나오면서부터다. 투자자들은 시장에 쏟아진 미매각 회사채 물량이 완전히 소화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11일) 푸본현대생명은 후순위채 발행 이자율 범위 상단을 6.8%에서 6.9%로 높여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6~6.8%를 희망했지만 앞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의 물량이 미매각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본현대생명의 신용등급은 현재 스플릿(신용평가사간 등급 불일치)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푸본현대생명의 신용등급을 A0(안정적)으로 부여한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A+(부정적)으로 부여했다.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마진)도 경쟁사 대비 미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푸본현대생명의 CSM은 1747억원 수준이다. CSM이 5000억원을 넘기지 못하는 생명보험사는 푸본현대생명을 포함해 IBK연금보험, 하나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BNP파리바카디프, 처브라이프 등 6곳 뿐이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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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기관 투자자의 회사채 수요가 높아지며 '완판' 행렬을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많게는 목표액의 12배 이상의 자금이 쏠린 곳도 있는 반면 여천NCC, 대신에프앤아이, HL D&I (2,015원 ▲24 +1.21%) 등 미매각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IB업계는 당장 이번주까지 진행되는 푸본현대생명의 미매각 물량이 팔릴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수요예측에서의 미매각이 전체 회사채 시장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투자자들은 개별 보험사에 대한 저마다의 투자판단을 통해 자금을 집행한다"며 "때문에 푸본현대생명의 특수한 상황이 자본성증권 발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