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공보의 투입 첫날…환자들 "현장서 못 봤지만, 도움 됐으면"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김지성 기자 2024.03.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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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백 장기화에 군의관·공보의 투입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1층 접수·수납 창구. /사진=김미루 기자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1층 접수·수납 창구. /사진=김미루 기자


정부가 의료 현장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투입한 첫날인 11일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낮 1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1층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병동 진료는 긴 대기 없이 진료가 수월하게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정형외과 대기 인원은 30명가량으로 20분 내외로 기다리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날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전국 20개 병원에 군의관과 공보의 158명이 파견됐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 빈 자리를 채워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각 병원에 파견된 인원은 많지 않지만 당장 진료가 시급한 환자들은 이마저도 반갑다는 반응이다.



정형외과 외래 환자 보호자 자격으로 병원을 찾았다는 서울시 병원 동행매니저 채모씨(50대)는 "진료를 마치고 가는 길인데 크게 차질이 없었다"며 "공보의나 군의관을 보진 못했지만 의사가 부족한 상태에 적절한 조치 같다"고 말했다.

모친 보호자로 왔다는 이모씨(20대)는 "엄마 진료 때문에 왔는데 진료가 계속 미뤄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공보의, 군의관 얘기를 뉴스로 듣긴 했는데 현장에선 못 봤다. 진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의관, 공보의가 투입되면 현장 인력 보충에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동안 진료를 봐오던 의사가 아닌지라 걱정된다는 것이다.


피부암 치료차 병원을 찾았다는 김모씨(45)는 "흑색종 피부암은 국내에서도 많이 발생하지 않는 희귀암이라 성형외과와 외과가 협진으로 한다더라"며 "지난달 말에 첫 수술을 받았고 오늘 진료에서 다음 수술 일정을 잡으려고 하는데 자꾸 의사들이 줄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외과를 찾은 이모씨(37)는 "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의사를 아예 못 보는 것보다 낫겠지만 공보의나 군의관이 오면 조금 불안할 거 같긴 하다"며 "의료 공백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가 11일 전공의 의료 공백에 대응해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파견근무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정부가 11일 전공의 의료 공백에 대응해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파견근무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전공의가 현장 복귀하도록 하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확인한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이탈 전공의 수는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 1만1994명, 이탈률 92.9%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업무 개시 명령에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1만여명에게 이번 주 내로 1차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는 오는 25일까지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통지서에는 의료법에 따라 업무 개시 명령을 받았음에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관련 규정에 따라 면허정지 처분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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