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코로나 약발 끝 화이자, '항암제'로 일어설까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3.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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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돌입과 함께 지난해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화이자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항암제 투자에 집중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고자 항암제 개발 투자에 나선다. /로이터=뉴스1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고자 항암제 개발 투자에 나선다. /로이터=뉴스1


10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근 4시간에 걸친 투자자 행사에서 종양학에 대한 회사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화이자의 종양학 사업은 △유방암 △비뇨생식기암 △흉부암 △혈액암 등 4개의 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또 현재 5개인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최소 8개로 2030년까지로 늘리고, 관련 매출 100억달러(약 13조2000억원) 달성을 기대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말 미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씨젠을 당시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인 430억달러(56조6224억원)에 인수했다. 씨젠 인수를 통해 회사는 새로운 항암제 연구사업부를 구성하고, 관련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ADC 치료제를 비롯해 이중특이항체와 저분자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의약품 조합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ADC 플랫폼도 만들 계획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했었다. 2022년 연간 매출액은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매출은 570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엔데믹 진입으로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3분기 3년9개월 만에 적자, 주가 급락 등의 위기에 봉착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화이자 주가는 지난해에만 43% 이상이 빠졌고, 이 여파로 시장가치가 1250억달러 가량이 증발했다. 지난해 12월13일 주가는 26.66달러로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8일 화이자 주가는 종가 기준 27.22달러로 2021년 말 고점 대비로는 절반이 되지 않는다.

8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5년 간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화이자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8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5년 간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화이자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화이자의 기존 항암제 포트폴리오는 경쟁 압력에 직면해 있다. CNBC는 "화이자의 대표 암 치료제인 입랜스(유방암)와 엑스탄디(전립선암)의 매출은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다. 두 약물 모두 2027년 시장 독점권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화이자의 종양학 사업 책임자인 수닛 바르마는 투자자 행사에서 종양학 관련 매출에서 유방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40%에서 2030년 약 10%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CNBC는 "씨젠 인수로 회사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두 배로 늘어났다"며 화이자가 씨젠 인수와 항암제 개발로 지난 1년간 직면했던 코로나19 사업 부진을 극복하려 한다고 전했다. 투자금융기관인 구겐하임의 분석가들은 최근 투자 메모에서 "화이자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번 투자자 행사는 특허 손실 등의 우려를 상쇄하고, 향후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종양학 사업의 길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적었다.


일부 분석가들은 화이자가 항암제 개발 부문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수익을 낼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화이자의 항암제 일부가 중요한 임상시험 결과를 보여주고, (부작용) 위험성이 줄어들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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