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전기차 팔릴수록 티맵이 웃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4.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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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전기차 팔릴수록 티맵이 웃는 이유는?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 티맵이 압도적인 모바일 점유율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입 완성차 내비게이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또 카 인포테인먼트를 바탕으로 한 특화 서비스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카 인포테인먼트란 내비게이션이 단순히 길 안내 서비스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음악, 동영상, 스마트폰 미러링, 결제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까지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6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티맵은 현재 테슬라 전기차 내비게이션에 티맵 데이터와 검색 알고리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테슬라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내비게이션 성능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자 2020년 SK텔레콤 (50,800원 ▼200 -0.39%)과 T맵의 차량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 오토'를 탑재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 운전자 커뮤니티에는 순정 내비게이션이 티맵 기반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사용하기 편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티맵은 카 인포테인먼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충전소 위치, 예약뿐만 아니라 전기 소모량 확인, 배터리 자동 예열 등 전기차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티맵 내비게이션 내에서 주유소나 충전소를 검색해 이용한 운전자 비율을 자체 조사한 결과 70%가 전기차 운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티맵 앱(애플리케이션) 내에서 결제까지 이뤄진 비율은 전기차 사용자가 일반 사용자보다 3배 높았다.

티맵은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 폴스타에도 통합형 카 인포테인먼트를 제공 중이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뿐만 아니라 SKT의 자동차 전용 AI(인공지능) 플랫폼 'NUGU(누구) 오토'와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Wavve(웨이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FLO(플로)' 등을 함께 제공한다. 볼보 차량에서는 운전자가 탑승한 채로 집 안의 조명, 에어컨, TV 등 스마트 가전을 제어할 수도 있다. 볼보는 이같은 카 인포테인먼트 개발을 위해 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티맵 인포테인먼트가 장착된 볼보 차량/사진=볼보티맵 인포테인먼트가 장착된 볼보 차량/사진=볼보
이 밖에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도 올해 하반기부터 'T맵 오토'가 탑재된다. BMW는 이달부터 X1과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에 'T맵 오토'를 탑재했고 2분기 출시 예정인 X2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하반기 E클래스, 디 올 뉴 CLE에 'T맵 오토'를 적용할 계획이다.

티맵은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3년 내 신차 구입자 가운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1만59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가 티맵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업력과 많은 이용자로부터 확보한 교통 데이터가 티맵의 핵심 경쟁력이다.

순정 내비게이션의 성능은 수입차들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국내 교통 데이터가 부족해 길 안내가 부실하고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자주 오류를 일으켜 '깡통 내비'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티맵은 이런 수입차 내비게이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최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지만 티맵을 탑재한 볼보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티맵 관계자는 "현재도 여러 수입차 회사들과 카 인포테인먼트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현대·기아 등 국산 차에는 현대오토에버 순정 내비게이션이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만큼 진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입차나 전기차 위주로 기술을 계속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특화 서비스가 빛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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