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못해요" 80대 골절 환자 병원 3곳서 퇴짜…첫날부터 패닉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4.02.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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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이송된 모습./사진=뉴시스2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이송된 모습./사진=뉴시스


전공의 절반이 의료 현장을 떠난 첫날부터 전국의 대학병원 곳곳에서 대란이 이어졌다.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103건이었다. 직전일에 34건이었는데 전공의들이 실제로 현장을 떠난 첫날, 하루 만에 3배 넘는 피해가 접수됐다. 이 중 수술 취소·연기는 27건이었다.



병원마다 응급 환자를 받지 못해 대란을 겪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예 '응급실 병상 포화로 진료가 불가하다'는 입간판을 세웠다. 삼성서울병원도 응급 이송환자를 받지 않았다.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아주대병원은 신규 예약 환자를 받지 않았다.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등 지방 소재 대학병원은 대기 시간을 감안해 환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수술을 거부 당하는 일도 큰 문제였다.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80대 환자는 대학병원 3곳에서 수술을 거부 당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정부는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의료 공백에 따른 대란으로 하루를 넘기기도 버거웠는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이 사안이 1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교수들이 전공의 당직 공백을 서로서로 메우고 있는데 2주가 마지노선 같다"며 "그 후엔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의료 체계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며 "2000년 전공의 총파업 당시 비상의료체계가 유지된 기간은 최대 2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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