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가 '파묘'했다! 귀신도 때려잡는 최민식→이도현 열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4.02.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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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쇼박스/사진=(주)쇼박스


장재현 감독의 신작 영화 '파묘'가 가히 기대작다운 출중한 완성도로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장재현 감독의 독보적인 연출력과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 출연진의 앙상블이 빛을 발하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웠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선 영화 '파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자 장재현 감독과 출연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등이 참석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화당(김고은)·봉길(이도현)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포럼(Forum)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이미 일찌감치 웰메이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장재현 감독이 연출, 각본을 맡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파묘'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으로 K-오컬트 장르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장재현 감독은 신작 '파묘'에 대해 "영화의 소재를 생각하며 풍수지리사 선생님 세 분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땅,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한 곳으로 모이게 되더라. '쇠침'이라는 것. 믿든 말든 어떻게든 영화에 녹여보려 했다. 그게 중심이 되지만, 너무 도드라지게 넣기보다 캐릭터 활동에 잘 버무려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라고 출발점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이장을 수십 번 따라다니면서 여기에 어떤 뭔가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어느 날 그 느낌이 딱 든 게 과거의 뭔가 잘못된 걸 꺼내서 그걸 깨끗이 없애면 어떨까 하는 게 온 거다. 우리 땅을 들여다보면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다. 이걸 '파묘'로, 재밌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들끓었다"라며 야심차게 내세웠다.

그러면서 장재현 감독은 "'파묘'를 준비하며 코로나19를 겪었는데 극장용 영화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 사람들이 극장에서 더 재밌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좀 더 화끈하게 만들고 싶었다. 보다 직관적이고 체험적인 화끈한 영화를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되새겼다.

'파묘'가 '파묘'했다! 귀신도 때려잡는 최민식→이도현 열연

특히 '파묘'는 '충무로 대표 배우'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그리고 '대세' 이도현까지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우리 조상 중에 누가 좋은 데 누워 있는 거 같다. 정말 그러지 않을까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내 그는 "저도 교회에 다니지만 작품 들어가기 전 대구에 있는 할머니 무덤에 가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곤 한다. 모르겠다(웃음). 하지만 제가 느낀 건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해 갈망하고 계신다는 거다. 저도 새로운 시나리오를 보여드리려 노력하니까, 그런 점을 높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다. 우리 배우분들이 귀신보다 강한 아우라가 있다. 이 배우분들의 연기만으로 충분히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또한 장재현 감독은 이 작품으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이도현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도현은 현재 공군 군악대에서 복무 중인 바. 장재현 감독은 "이도현은 나이와 경력에 비해 스킬이 굉장히 뛰어난다. 일본어 대사의 경우엔 어감까지 달달 외우시고 정말 잘 해주셨다. 제가 한 건 등 뒤에서 연기 피운 거밖에 없다. 오늘 같이 봤으면 좋았을 텐데 군대에 계셔서 너무 아쉽다"라고 언급했다.

'파묘'가 '파묘'했다! 귀신도 때려잡는 최민식→이도현 열연
극 중 최민식은 풍수사 상덕 역할로 변신, 싱크로율 높은 열연으로 '파묘'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았다. 상덕은 직접 흙을 맛볼 정도로 신중하게 땅을 대하는 40년 경력의 베테랑 캐릭터다.

최민식은 '파묘' 출연 이유에 대해 "장재현 감독님 때문에 출연했다"라고 단박에 답했다. 그는 "감독님의 전작들을 너무 잘 봤다. 우리가 살면서 알게 모르게 스며 있는 민속 신앙에 관해 다루셨는데, 지금은 미신이라 치부하는, 터부시 되고 평소에 너무 저평가 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그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신다. 인간이 나약해질 때마다, 인간과 신의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 지점에 관해, 이런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애정을 갖고 대하는 거 같다. 감독님의 그런 사고방식도 좋지만 영화의 만듦새 자체도 굉장히 세련되고 촘촘히 짠 카펫처럼 구멍이 없어서 매력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제 캐릭터의 가치관, 철학도 좋았고 이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도 좋았다"라고 격한 애정을 보였다.

이어 그는 "다 떠나서, 솔직히 내가 장재현 감독님의 조감독이다 생각하고 참여했다. 감독님의 전반적인 크랭크인부터 크랭크업까지,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궁금했다. 자칫 형이상학적, 관념적인 이런 영화를 굳이 상업적이다 표현하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소통의 힘이 느껴져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장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장의사 영근 역의 유해진 역시 "'파묘'는 장르를 떠나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시나리오가 좋으면 작품을 선택하는 편인데 오컬트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에 장인이라 할 수 있는 분의 연출은 어떨까 궁금했고 좋은 시나리오가 어떻게 구현이 될까, 그런 호기심이 들었다"라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파묘'가 '파묘'했다! 귀신도 때려잡는 최민식→이도현 열연
김고은은 또한 장재현 감독을 향한 팬심을 고백했다. 그는 "오컬트 장르를 영화관에서 보는 걸 좋아한다. 감독님의 전작들도 다 극장에서 봤다"라며 "'파묘'도 대본에 쓰여진 게 어떨지 상상하면서 재밌게 읽었다"라고 높이 샀다.

이어 그는 "제가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는 (최)민식 선배님이 캐스팅된 상태였는데 이렇게 연기 합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너무 귀해서 참여한 것도 있다"라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김고은은 '파묘'에서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캐릭터로 전에 없던 얼굴을 꺼내며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그는 "대살굿 하면서 뛸 때 힘들었지만 제작진의 배려로 하루 안에 끝낼 수 없던 분량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었다. 따로 제가 준비한 건 굿을 할 때 퍼포먼스를 무속인 선생님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에 유해진은 "김고은이 말은 편하게 하는데 정말 시간 날 때마다 경문을 외우고 무속인들 쫓아다니며 계속 레슨을 받았다. 내가 저 역할을 하면 어떨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본다면 정말 피 말리는 연습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저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오지?' 걱정의 시선으로 바라봤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최민식은 "전에 우스갯소리로 말씀드렸지만 이건 절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김고은의 연기가 '저러다 뭔 일 나는 거 아냐?' 할 정도로, 옆에서 라이브로 봤을 때 아주 그 몰입도가 대단했다. 물리적인 몸의 힘듦보다 배역에 철저히 몰입하고자 하는 배우의 프로페셔널한 느낌들이 전해져 너무 감동적이었다"라고 놀라워했다.

'파묘'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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