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의대 2000명 증원 비현실적...지방 수가 차별화가 해법"

[the300](종합)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넓은 스펙트럼을 수용하는 중도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각 세력을 비빔밥의 재료에 빗대며 "고유의 색과 식감을 유지하며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했다. 통합 과정에서 잡음이 새 나오는 것과 관련, "지향점을 공유하는 만큼 위기를 극복하고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화두로 떠오른 정부의 의대생 증원과 관련해선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이 공동대표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관훈클럽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토론 주자로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당시 새로운미래 대표)를 초청한 바 있다. 제3지대 통합 과정에서 개혁신당은 주최 측에 참석자 교체 의사를 전달했고 이준석 공동대표가 대신 참석하게 됐다.

이 공동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대표로 이 자리에서 대선 승리를 향한 포부를 드러낸 지 3년 만에 다시 참석하게 됐다"면서 "지난 3년이 본인에겐 참으로 롤러코스터와 같던 시기였고 정책이나 비전보다 상대를 악당으로 만들어 선거에서 이겨보려는 가장 비생산적인 형태의 정체가 벌어진 대한민국에겐 안타까운 시기였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개혁신당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위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다른 정당이 두려워서 안 하는 일을 (개혁신당이) 하다 보면 모난 돌처럼 정을 맞아 깨지고 부러지겠지만 당당하게 생산적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개혁신당, 선거 정책·캠페인 권한 이준석에 위임..."이낙연, 표결 결과 따라줘야"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날 토론회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은 총선 캠페인 및 정책 결정권을 이 공동대표에 위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로운미래 출신의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 등은 이에 반감을 표하며 표결에 불참하고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런 이유로 토론 시작과 함께 수면 위로 드러난 개혁신당의 내홍과 통합 비전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 공동대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따라 진행된 표결에 이의가 있을 수 있으나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격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통합 정신에 맞지 않는다"면서 "통합 당시 상호존중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교착이 발생하면 표결하기로 한 만큼 결과를 따라줘야 한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 후 나타난) 당 운영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최고위원 동의로 선거 과정 정책 및 선거 캠페인 판단 권한 일부를 위임받게 된 것"이라면서 "작게는 4개, 크게는 5개 세력이 합쳐 이뤄진 개혁신당 내부에서 새로운미래 측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은 '속도감 있는 리더십'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표결은 상호보완적 선택일 뿐 이낙연 공동대표를 무시하고 정책 발표를 추진하겠단 뜻은 아니다"고 했다.

6%대인 개혁신당 지지율이 너무 낮은 게 아니냔 질문에 이 공동대표는 "위기감을 갖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정주영의 통일국민당, 안철수의 국민의당, 김종필의 자민련(자유민주연합) 등 성공했던 제3지대 모델들과 달리 개혁신당은 지역 기반도 대중성도 없다"면서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는 정책을 바탕으로 세대 기반의 정치로 지지율을 키워가겠다"고 했다.

이어 "이낙연 공동대표는 국무총리 재임 시절 보수에서도 신뢰받던 합리적인 분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충분하리라고 본다"면서 "개혁신당의 비빔밥 위에 더 많은 재료를 올려 '51% 국민 지지 스펙트럼'을 갖는 게 목표고 이를 성공한다면 더 큰 도전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尹정부 의대생 증원, 비현실적...표 얻기 위한 사탕발림"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공동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생 증원 정책이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공동대표는 "수능이 9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3000명이던 의대생을 2000명 늘리는 것은 비현실적 증원 규모"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표를 얻기 위해 개개인의 삶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국가 운영으로 국가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번 의대생 증원으로) 입시 현장은 최상위권 학생들을 사교육 광풍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면서 "몇 년간 이어져 온 증원 논의가 총선 두 달 앞두고 발표된 것은 오비이락"이라고 했다. 또 "2000명으로 발표한 뒤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표를 가져가려는 '약속대련'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의료 불균형 문제에 대한 색다른 아이디어가 있느냔 질문에 이 공동대표는 "서울과 지방의 의료수가를 차별화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공동대표는 "정치권이 병원의 핵심 업무를 보는 수련·전공의가 한 주 평균 77.7시간 근무하는 현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면서 "병원들이 전임의(전문의 취득 후 2년 안팎의 기간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며 추가적인 공부를 하는 의사)를 확보하면 될 일인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가 구조 문제를 거론했다.

이 공동대표는 "(치료를)잘하거나 못하거나, (병원이) 서울에 있거나 지방에 있거나 가격 격차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같은 값이면 서울로 간다'는 인식으로 KTX를 타고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는다"면서 "연간 100명 이하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지자체만 34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런 지역에서 임대료와 인건비를 부담하며 누가 소아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를 운영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의사에게 공공심을 갖고 지방에서 일하라는 말은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과 다름없다"면서 "개인적 입장으론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수준으로 호남지역 의대 정원을 증원하고 연구 목적의 카이스트 의대 정도만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