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용후핵연료, 대용량으로 안전하게 옮긴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2.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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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운반용기를  800 ℃의 화염에 30분간 노출한 상황을 모사한 화재 시험. /사진=원자력연개발한 운반용기를 800 ℃의 화염에 30분간 노출한 상황을 모사한 화재 시험. /사진=원자력연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대용량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가 개발됐다. 낙하, 화재, 침수 등에도 안전해 운반 사업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운반저장기술개발실이 한번에 중수로 사용후핵연료 360다발을 운반할 수 있는 대용량 운반용기 'KTC-360'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원자력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코네스코퍼레이션, 원전 설비 전문 제작사 무진기연과 공동 개발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한 뒤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경수로,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 내 습식저장조와 건식저장시설에 임시 보관한다. 이후 중간저장시설을 거쳐 최종 처분장으로 이송한다.

정부가 내놓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2040년대 중간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되면 원전 부지 내 임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단계적으로 중간저장시설로 운반해야한다. 중수로 사용후핵연로가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보다 먼저 운반된다. 사용후핵연료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운반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용량 용기가 필수적이다.



원자력연 운반저장기술개발실이 개발한 KTC-360의 운반 용량은 기존 월성 원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운반용기인 Hi-STAR634보다 3배 많다. 한번에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용량이 기존 120다발에서 360다발로 늘었다.

연구팀은 운반용기의 크기, 중량, 재료적 특성을 고려해 운반용량을 늘릴 수 있는 최적 설계 조건을 찾았다. 사용후핵연료 60다발이 담긴 바스켓을 1열 2단까지 적재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2열 3단까지 적재해도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신규 운반 용기 설계부터 안전성 해석, 시험평가 및 제작성 검증 등 6년 간 개발 과정을 거쳐 인허가를 마쳤다. 인허가 과정에서 낙하, 화재, 침수 등의 조건에서도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연구원은 KTC-360의 특허, 운반용기설계승인서 사용권에 대한 기술 이전을 추진한다.

개발을 이끈 최우석 운반저장기술개발실장은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는 다발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서 운반횟수와 운반용기 유지비가 비용으로 직결된다"며 "이번에 개발된 운반용기는 예산 절감과 원자력 안전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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