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이미 시작됐다…주주환원으로 재평가되는 종목은?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2.06 05:35
글자크기

[MT리포트]유니셔티브, 한국증시 레벨업 사다리 놓다④

편집자주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Yoonitiative(윤석열 대통령+이니셔티브)' 용어가 등장했다. 정부가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노력에 본격 착수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배당과 자사주 제도개선 등 주주친화정책이 확대되면 투자저변을 넓히기 위한 기존 정책과 새로운 시너지가 기대된다. 유니셔티브가 코스피 3000시대의 사다리가 될 지 세계가 주목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주주환원으로 재평가되는 종목은?


최근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기업의 주가가 불기둥을 세웠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가 주목받는 가운데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낸 기업의 주가가 재평가를 받은 것이다.

주주환원책으로 주가가 급변한 대표 종목은 기아(PBR 1.03배)다. 기아 (122,000원 ▼400 -0.33%)는 최근 8거래일간(1월25일~2월5일) 34.58% 오르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92%)을 훌쩍 웃돌았다. 주가는 5일에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31일에는 2001년 이후로 23년만에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6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호실적이 있었다. 기아는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배당금을 전년 대비 2100원 올린 5600원(배당률 약 6%)으로 결정했다.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올 상반기 50% 소각하고 3분기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50%를 추가 소각하기로 했다.

기아와 한지붕 식구인 현대차(PBR 0.68배)도 호실적과 주주환원책 발표로 주가가 훌쩍 뛰었다. 현대차 (261,000원 ▼4,000 -1.51%)의 주가는 최근 8거래일간 28.64% 오르면서 마찬가지로 코스피 상승률을 훌쩍 웃돌았다. 앞서 현대차는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전체 발행 주식의 1%(약 210만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물산 (134,800원 ▼3,700 -2.67%)(PBR 0.78배)도 과감한 주주환원책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최근 8거래일간 27.25% 뛰었다. 올해 배당 정책 내에서 최대 지급률을 적용한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한다고 밝혀서다. 이에 더해 현재 보유 자사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보통주 780만8000주와 우선주 전량을 소각할 계획이다.

저PBR주 중에서도 세 종목이 강세를 보인 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주주환원책에 대한 개선 덕분이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과 KB증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평균 한국 상장사의 총주주환원율은 29%로 미국(92%), 미국 제외 선진국(68%), 신흥국(37%), 중국(32%)을 밑돌았다. 총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매입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증권가에서는 저PBR주가 테마화된 가운데 중장기적인 주가를 결정할 핵심 요인은 주주환원 가능 여부와 실행력이라고 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와 현대차의 주가 강세를 진단하며 "현재 트렌드는 주주환원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일본, 한국 모두 실적 기반의 주주환원을 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자는 서프라이즈 주가 상승으로 화답했다"라고 했다.


결국 저PBR 종목이 지속적으로 주목 받으려면 기업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BR이 낮은데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의 주가는 테마 움직임에 그칠 수 있다"이라며 "반면 돈을 잘 벌어 PER(주가수익비율)이 낮고 주주환원 의지가 확고하고 배당수익률이 높거나 높아질 기업의 재평가 가능성은 높아보인다"라고 평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