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또 부족… 이번엔 대체재도 없는 갑상선암약 '카프렐사'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1.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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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백혈병 등 치료제 공급 부족… 정부, 다음 주 의약품 사재기 현장조사

항암제 또 부족… 이번엔 대체재도 없는 갑상선암약 '카프렐사'


지난달 항암 주사제 품절에 이어 또 다시 항암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갑상선 수질암 치료제와 백혈병 치료제다. 이외에 소아 가와사키병, 암환자 등 치료에 쓰이는 면역글로불린 제품이 장기간 공급 부족 상태다. 지속되는 의약품 부족 사태에 정부는 다음주 '약 사재기' 단속에 나서고 국내 의약품 생산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가 판매하는 갑상선 수질암 치료제 '카프렐사100·300㎎'(성분명 반데타닙)이 공급 부족 상태에 빠졌다. 다음 달까지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한 수요 대비 생산이 부족해서다. 문제는 국내에 이 약의 대체재가 없다는 점이다. 사노피-아벤티스는 "반데타닙 성분의 완제의약품의 공급부족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2월14일에는 원활한 공급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백혈병, 호지킨림프종(악성종양) 등의 치료제인 '류케란정'(성분명 클로람부실)도 다음 달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판매사인 에이징생명과학은 "류케란정은 해외제조원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완제품으로 현재 제조원에서의 생산일정 지연으로 수입이 잠정 중단된다"며 "재공급 일정은 내년 상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항암 주사제 '5-플루오르우라실'(5-FU)가 품절돼 암환자들의 항암치료가 지연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항암제 부족 현상이 또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7월 품절 사태가 빚어진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내년까지도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인 GC녹십자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10%'(성분명 사람면역글로불린-지) 등 면역글로불린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고 내년 1월에나 공급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GC녹십자는 "국내의 원료혈장 감소, 수입혈장의 가격 급상승으로 혈장 수급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며 "팬데믹 이후 면역글로불린 제제 수요 또한 증가해 여유 재고를 확보하기 어려워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면역글로불린은 면역기능이 약화된 사람의 질병 예방·치료를 위해 쓰이고 가와사키병(소아에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급성 열성 혈관염) 등의 치료에도 사용되는데 공급이 부족하면서 중증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밖에 소아 기관지염·후두염·부비동염(축농증) 등의 치료제인 '세브론시럽'(성분명 아세틸시스테인), 천식·알레르기비염 치료제인 '몬테루칸속붕해정10㎎'(성분명 몬테루카스트나트륨), 성인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트루리시티0.75㎎'(성분명 돌라글루타이드), 안과용 국소마취제 '알카인0.5%점안액'(성분명 푸로파라카인염산염) 등도 공급이 충분치 않다.


지속되는 의약품 공급 부족에 정부는 다음 주 중으로 의약품 수급불균형 완화를 위해 사재기가 의심되는 약국과 의료기관의 현장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약가 인상, 제약사 생산 독려, 중장기적 수요 예측 체계 마련, 국산 원료 사용시 약가 가산 등 국내 의약품 생산역량 강화 지원 등의 대책도 펴나갈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급 불안 민관협의체 운영 등으로 의약품 부족 상황에 계속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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