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고려거란전쟁'
길 작가는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감상평에서 고려거란전쟁 17~18회를 비판했다.
그는 "시간상 실력이 뒷받침될 수도 없고, 대본 작가가 늦게 합류해 연구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다음주부터는 대본 작가가 정신을 차리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아하니 양규를 자기가 쓴 캐릭터가 아니라고 해서 비중을 확 줄였다. 그래서 현종이 양규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하는 장면도 삭제된 것이다. 이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대하 사극을 쓴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현종이 강감찬에게 개경을 떠날 것을 명령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낙마하는 장면. /사진=KBS '고려거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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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17~18회에는 군현제(지방관을 파견해 호족을 억누르고 왕권을 강화하는 정책)를 놓고 현종과 강감찬이 갈등을 빚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현종은 강감찬에게 지방관을 선발할 것을 지시했지만, 강감찬이 이를 따르지 않자 한림학사승지직에서 파직했다.
또 강감찬이 현종의 지시로 군현제를 정비하던 형부시랑 김은부를 탄핵할 것을 상소하자, 현종은 화를 못 참고 강감찬의 목을 조르려고 했다.
다만 이 내용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로,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멀다. 고려사에 따르면 강감찬은 1012년(현종 3년) 한림학사승지에 오른 지 1년 만에 동북면행영병마사로 파견됐는데, 이는 현종과 갈등으로 '파직'된 게 아니라 여진의 침입에 대비하려는 목적이었다.
더구나 현종은 당시 이미 환갑을 넘은 나이였던 강감찬을 극진히 대접했다. 자신의 명에 따르지 않는다고 목을 졸랐다는 내용은 지나친 설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16회에서 강감찬이 거란군에 고문을 당한 장면도 허구다. 고려사에는 거란과 2차 전쟁 당시 강감찬의 행적이 나오지 않는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료가 부족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상이 지나쳤다", "성군인 현종을 현쪽이(금쪽이와 현종의 합성어)로 만들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고려거란전쟁' 극본을 쓴 이정우 작가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작가상을 받았다.
'고려거란전쟁'은 'KBS 연기대상'에서 작가상을 비롯해 대상(최수종), 최우수상(김동준), 우수상(지승현), 조연상(이원종), 베스트 커플상(최수종-김동준), 인기상까지 7관왕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