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 후계승계 속도내나…장녀에 주식 증여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1.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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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노트, 작년 에스디바이오센서 최대주주로
조영식 개인회사·장녀, 작년 바이오노트 지분 늘려

에스디바이오센서 (10,760원 ▲40 +0.37%) 그룹이 후계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사실상 지주회사인 바이오노트의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한 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바이오노트 이사회 의장은 장녀에 222억원 규모 바이오노트 지분을 증여했다. 장녀는 현재 핵심 계열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해외 사업, 마케팅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후계승계 속도내나…장녀에 주식 증여


바이오노트 (4,315원 ▲90 +2.13%)는 조영식 의장이 지난해 말 장녀인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글로벌사업전략실 전무(마케팅 총괄)에 바이오노트 주식 500만주(지분 4.9%)를 증여했다고 4일 밝혔다. 증여가 이뤄진 날 종가 기준으로 221억5000만원 어치다. 이에 따라 조 의장의 바이오노트 지분율은 49.69%에서 44.79%로 떨어진 반면, 조 전무 지분율은 1.69%에서 6.59%로 올랐다.



이번 증여로 조 전무는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게 됐다.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조 의장→바이오노트→에스디바이오센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해 7월 단행한 유상증자에서 굳혀진 체제다. 그 동안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조 의장이 최대주주이고 바이오노트가 2대주주인 구조였는데, 당시 유상증자 물량 대부분을 바이오노트가 인수하면서 바이오노트가 조 의장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즉 바이오노트가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구조로 정리된 것이다. 당시 바이오노트도 이와 관련 "명확한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하고 바이오노트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유증에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눈여겨볼 점은 유증이 진행되던 시기 바이오노트에 대한 에스디바이오센서 오너일가의 지배력도 커졌단 점이다. 조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가 바이오노트 보유 주식을 꾸준히 늘렸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 17차례에 걸쳐 바이오노트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총 117억원 어치다. 특히 이는 2022년 12월 바이오노트가 코스피에 상장하고 처음 실시된 장내 매수였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노트 지분율은 기존 13.09%에서 15.22%로 올랐다. 조 전무도 바이오노트 주식 7억5300만원 어치를 직접 장내 매수했다. 그 결과 현재 조 의장과 특수관계인들의 바이오노트 지분율은 69.7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경영에서의 조 전무의 존재감도 나날이 커졌다. 1987년생인 조 전무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2013년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해 마케팅부문 이사로 근무했다. 2020년 에스디바이오센서로 이동해(이사) 2021년 상무, 2022년 전무로 1년마다 초고속 승진했다.

조 전무는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IR(기업설명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최대 행사 중 하나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업 비전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관계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한 건 작년이 처음이다. 같은 해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결핵 퇴치를 위한 글로벌 혁신 포럼 'TB 이노베이션 서밋'에 미국 국제개발처 글로벌 헬스 담당 차관보, 필리핀 보건부 장관 등과 연사로 참여했다. 조 전무는 현장에서 "결핵의 완전한 퇴치를 위해서는 상황별로 적합한 진단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에스디바이오센서 후계승계가 조 전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조 의장은 조 전무 외에 한 명의 아들을 뒀다. 조용기 바이오노트 진단시약본부 이사(S&M 국내영업본부 총괄)다. 1989년생으로 조 전무보다 2살 어리다. 바이오노트 지분도 1.57%로, 조 의장이 이번에 조 전무에만 증여를 결정하면서 누나와 지분율 차이가 벌어졌다. 다만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증여 부분은 조 의장의 개인적인 사항이라 회사 차원에서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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