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금까지 백악관이나 미국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전략 변화를 시사한 적은 없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평화협상에 대한 논의는 시작됐지만 바이든 정부로선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공식적으로 물러서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가을부터 서방에 휴전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사안에 정통한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현재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휴전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당초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를 물리치고 승리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2월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이 커진 데다 올해 6월 큰 기대를 모았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류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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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614억달러(약 79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도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통과되면서 바이든 정부가 강경한 국경 정책을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구체적인 승리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유럽연합(EU)에서도 500억유로(약 71조원) 지원 패키지가 헝가리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전쟁을 두고 회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6일 요미우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가 이달 실시한 조사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위해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은 19%를 기록, 전쟁 시작 후 가장 높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영토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응답은 74%로 처음으로 80%를 밑돌았다. 특히 러시아 공세에 노출된 동부 지역의 경우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응답이 25%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