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선수들이 25일 OK금융그룹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에스페호(가운데). /사진=KOVO
대한항공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8-26, 25-18, 25-22)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11승 7패, 승점 34로 2위 대전 삼성화재(13승 5패)와 승점 차를 지웠다. 반면 OK금융그룹은 연패가 6경기로 길어졌다. 8승 10패, 승점 22로 6위 천안 현대캐피탈(승점 19)로부터 달아나지 못했다.
마크 에스페호가 11득점, 임동혁이 14점, 김규민과 무라드가 각각 8점과 6점으로 고른 활약을 펼치며 OK금융그룹을 괴롭혔다.
경기장을 찾은 링컨(오른쪽). /사진=KOVO
몸을 푸는 무라드. /사진=KOVO
OK금융그룹은 세터 박태성,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 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 아포짓 스파이커 레오나드도 레이바(등록명 레오), 미들블로커 박원빈으로 맞섰다. 리베로로는 조국기와 부용찬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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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2연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다. 링컨 윌리엄스의 부상으로 일시 대체선수 무라드 칸을 데려온 대한항공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무라드의 출전을 뒤로 미뤘다.
그럼에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조급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다. 손발 맞춘 지가 하루 이틀 정도 뿐"이라며 "우린 늘 그렇듯이 우리 스타일대로 할 것이고 거기서 무라드를 잠깐 투입하고 맛을 가미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무라드는 (아직) 우리 스타일에는 맞지 않는 선수이기에 어떻게든 우리와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플레이어는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에스페호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에스페호의 불안한 리시브 능력에도 "준비한 건 있다. 개인 능력치가 있다. 그걸 최대로 끌어올려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오히려 반대로 우린 상대의 약점을 찾는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부상으로 빠진 이민규(왼쪽). /사진=KOVO
선발 세터로 나선 OK 박태성./사진=KOVO
지난 22일 트레이드로 합류한 사이드 공격수 박성진에 대해선 "온지 얼마 안돼서 콤비네이션도 맞춰보지 못한 상태"라며 "삼성화재 때 능력은 알고 있고 사이드 포지션 둘 다 소화 가능하다. 리시브 연습하는 걸 봐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둘 다 생각하며 기용하려고 한다. 가능한 빠르게 나오면 좋을 것이다.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의 세터 특징을 빠르게 파악해 적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파이크를 때리는 에스페호(왼쪽). /사진=KOVO
팀 득점에 기뻐하는 틸리카이넨 감독(오른쪽). /사진=KOVO
세터가 불안한 OK금융그룹은 잘 버티는 듯 했다. 지난 경기 2득점으로 최악의 경기를 펼친 레오가 8점을 올렸고 신호진도 5점으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더 쉽게 갈 수 있는 흐름에서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의 서브에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1세트 내내 OK금융그룹을 괴롭히던 에스페호가 결국 세트를 매조졌다.
24-24 듀스에서 임동혁과 레오의 퀵오픈으로 주고 받은 양 팀은 이번엔 레오와 곽승석의 서브 범실로 25-25 다시 한 번 듀스를 이어갔다.
박원빈의 서브를 곽승석이 정확히 받아냈고 한선수와 호흡을 맞춘 김규민이 속공을 적중시켰고 이어 김규민의 서브에 이어 날아든 레오의 백어택을 에스페호가 완벽히 가로막으며 세트를 마쳤다.
공격을 펼치는 무라드. /사진=KOVO
공격을 성공시키는 무라드(오른쪽). /사진=KOVO
19-13으로 여유 있게 앞서간 대한항공은 다시 한 번 무라드를 투입했다. 신장 205㎝의 높이를 자랑하는 무라드는 유광우의 백토스를 받아 연속 득점을 올리며 파괴력을 보였다. 재치 있게 밀어 넣는 공격 등으로 2세트에만 4득점하며 손쉽게 팀을 세트포인트로 인도했다.
짧았지만 무라드의 임팩트는 상당했다. 조직력을 가장 중시하는 틸리카이넨 감독 특성상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무라드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없었지만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함은 가뜩이나 다양한 대한항공의 공격 옵션에 풍성함을 더해줬다.
3세트 대한항공이 흔들렸다. 범실을 12개나 저지르며 크게 흔들렸다. 임동혁이 승부처마다 득점하며 홀로 6점을 책임졌다.
팀이 19-18로 살얼음판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에스페호를 쉬게 하고 에이스 정지석을 투입했다. 김규민의 서브 득점까지 비디오판독 끝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레오의 강스파이크를 한선수가 막아내며 대한항공은 한순간에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김규민의 서브를 불안하게 받았고 한 번에 넘어온 공을 정지석이 다이렉트 킬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