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에 육박한 지분이면 경영에 불안함은 없다고 봐야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리스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리스크의 핵심은 조 회장이다. 조 회장은 현재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본인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회삿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그룹 회장이 이같은 혐의로 기소됐다는 것 자체가 회사에 부담이다. 이사회 역시 조 회장의 비정상적인 경영 행위를 견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만일 조 회장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지분 경쟁에서 불거진 또 다른 사법 리스크도 있다. 지난 11월 20일 1만2840원이었던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12월 4일 1만6820원으로 30.1% 뛰었고 공개매수 발표 이후 폭등했다. 금융당국은 공개매수 발표 전후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급등한 것을 두고 자본 시장 교란 의혹이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MBK파트너스와 조 회장 측 모두가 주가상승이 이상하다고 조사를 요청한 상태인데, 여기서 조 회장 측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핵심은 국내 1위, 세계 6위의 타이어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인 지금, 오너의 리더십과 합리적인 투자 결정이 그룹의 미래를 결정한다. 지금까지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내놓으며 상대적으로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조 회장 스스로 분쟁 후 받아 든 숙제들이 결코 가볍지 않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