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코칭스태프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첫 두 세트를 내줘도, 앞서다 5세트로 향해도 결코 지지 않는 팀. 지난해만 해도 승점 1점이 간절했던 꼴찌 삼성화재가 1년 만에 확 달라졌다. 그런 팀 분위기를 김상우(50) 삼성화재 감독도 피부로 실감하고 있었다.
삼성화재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2(26-24, 25-22, 20-25, 23-25, 15-13)로 승리했다. 극적인 승부 끝에 승점 2점을 챙긴 삼성화재는 10승 5패(승점 25)로 4위에서 2위로 뛰어 올랐다.
그렇게 맞이한 5세트에서 끝내 웃은 쪽은 삼성화재였다. 이상현의 속공을 요스바니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받아낸 뒤 직선타를 때리면서 매치포인트를 잡았고, 마테이의 백어택을 김준우가 블로킹하면서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삼성화재 선수단이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삼성화재는 이번 경기로 올 시즌 풀세트 5전 전승의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감과 동시에 '승점 관리'라는 숙제도 떠안았다. 올해 삼성화재는 유독 5세트 승부가 많아 3위 대한항공(8승 6패·승점 25)과 승점이 같다. 선두 우리카드(11승 4패·승점 31)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쌓고 있음에도 1위보다 3위에 가까운 이유다.
경기 전후 모두 김상우 감독은 이에 대한 지적을 받았으나, 지난해 삼성화재가 꼴찌 팀이었던 점을 상기시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경기 전에도 "승리에 비해 승점이 높지 않아 아쉬운 점은 있다. 하지만 지난해를 생각하면 '승점 관리'란 단어는 우리 팀에 사치였다"고 말한 김 감독은 경기 후에도 "늘 아쉽지만, 경기를 이기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승리 자체에 의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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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의 삼성화재를 돌아보면 김 감독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슈퍼리그 시절은 물론이고 V리그에서도 챔피언 결정전 최다 우승(8회)의 명문팀이다. 하지만 2017~2018시즌 3위 이후 봄배구 근처에도 가지 못했고 2020~2021시즌에는 창단 첫 꼴찌로 체면을 구겼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
주포 요스바니는 2라운드부터 차츰 체력이 떨어진 것이 뚜렷하게 보임에도 어김없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도 39점(서브 4개, 블로킹 득점 4개, 백어택 14개)으로 개인 6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삼성화재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공격성공률 73%로 23점을 올린 아웃사이드히터 김정호는 KB손해보험 시절부터 보였던 성장세를 삼성화재에서 확실히 코트 안에서 보여주면서 요스바니와 호흡을 맞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포지션 역시 최소 두 명의 선수가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한 발짝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노력이 5세트 접전에도 끝내 이겨내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명문 삼성화재에 어울리지 않던 패배 의식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우리 팀이 항상 많이 지면서 패배 의식이 있었는데 그 분위기를 조금씩 탈피하고 있는 것 같아 긍정적이다. 지난해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