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청정에너지 패키지' 판다…SMR 스마트 시티의 미래

머니투데이 두바이(UAE)=최민경 기자 2023.12.11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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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세일즈 현장 가다-③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그린존의 한국수력원자력 부스. 한수원은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를 전시했다./사진=최민경 기자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그린존의 한국수력원자력 부스. 한수원은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를 전시했다./사진=최민경 기자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는 밤이 되면 전력 생산이 불가능한 태양광 대신 SMR(소형모듈원전) 전력 생산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증가할 땐 SMR 전력을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앞으론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전)을 중심으로 전체 에너지 믹스를 고려한 '도시 모델'을 수출하는 시대가 온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NE(세계원자력전시회)와 이달 초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SMR 기반 무탄소 에너지 도시인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를 최초로 제시했다.

SMR은 대형원전보다 높은 안전성을 갖추고 규모가 작아 입지 제약이 적다.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열 공급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탄력운전 성능도 우수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 탄소중립 달성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선 2050년 SMR 시장규모가 최대 400GWe(기가와트)까지 늘 것으로 전망한다.



SMR에 현지 특성 및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에너지 혁신 플랫폼 모델이 'SSNC'다. SSNC는 i-SMR을 중심으로 한 실시간 에너지 믹스 및 소비원에 따라 전력 생산과 수소·난방·담수·공정열 등 에너지 활용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안정성, 효율성, 경제성을 모두 갖춘 탄소중립 도시인 셈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시뮬레이터. /사진=최민경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의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시뮬레이터. /사진=최민경 기자
특히 지난 2일(현지시간) COP28 행사장에선 동남아시아, 사막 등 다양한 기후와 지형을 반영한 SSNC 실시간 시뮬레이터도 볼 수 있었다. 시뮬레이터는 가상의 SSNC에 SMR,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공급원과 담수화 시설, 상업·거주시설 등 수요지를 배치해 24시간 에너지 믹스를 모니터링하고 조절할 수 있게끔 해놨다. 실제 도시의 GPS(위성항법시스템), 기후, 환경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현실적인 에너지 흐름을 볼 수 있다.

시뮬레이터로 다양한 에너지 믹스 경우의 수를 계산한 결과 i-SMR 40%와 재생에너지 60%로 구성된 에너지 믹스가 가장 비용이 저렴하고 탄소감축량이 높게 나왔다. 이 경우 전력 생산 비용은 MWh(메가와트시) 당 71달러, 연간 탄소감축량은 2650kton(킬로톤)이다.


석탄발전 40%, 재생에너지 60%로 조절할 경우 비용은 MWh당 79.4달러, 연간 탄소감축량은 780kton이다. 재생에너지만 100% 사용할 경우(태양광 65%, 풍력 35%) 비용은 MWh당 170.4달러, 연간 탄소감축량은 2456kton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에 값비싼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사용을 늘려야 해서 단가가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시뮬레이터로 계산한 에너지 믹스별 비용 및 탄소감축량/사진=최민경 기자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시뮬레이터로 계산한 에너지 믹스별 비용 및 탄소감축량/사진=최민경 기자
SMR과 스마트시티의 결합으로 생기는 효과가 시각화·구체화되면서 한수원이 제시한 SSNC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졌다. 덕분에 한수원은 COP28에서 인도네시아 전력공사 발전자회사인 누산타라 파워(PLN NP)와 인도네시아에 혁신형 SMR 도입 및 건설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한수원은 기존 사업으로부터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인 i-SMR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뉴스케일이 추진하던 SMR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등 SMR 사업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초기 시행착오일 뿐이라는 판단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미국 정부는 뉴스케일에 연구개발비뿐 아니라 사업화비용 지원도 지속 해왔다"며 "뉴스케일 사업 중단의 경우 신생기업으로서 정부의 지원이나 투자유치 외엔 사업추진에 소요되는 비용을 조달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수원은 최초 호기 사업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SMR 시장의 유망성과 확장성을 믿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는 수출 확대와 후속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시뮬레이터를 조작하는 모습/사진=최민경 기자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SSNC(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시뮬레이터를 조작하는 모습/사진=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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