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신곡 홍보나 청룡 영화제 무대에서의 모습은 '가수 박진영'에 대한 이야기다. 지천명에 다다른 나이에도 여전히 '플레이어'로서 활약하는 박진영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많은 후배 가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박진영 스스로도 "나는 표가 팔리는 가수이고 싶다"며 가수로서의 욕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골든걸스'를 통해 보여주는 프로듀서 박진영의 모습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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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K팝 시장에서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골든 걸스'는 투자자 입장에서 선뜻 응하기 어려운 콘셉트다. 박진영이 KBS에 '골든걸스'를 제안한 이유 역시 중장년대의 시청비중이 높기 때문이었다. 박진영의 표현에 따르면 "집토끼라도 잡기 위함"이었다. 더욱이 방송의 주요 타깃인 2039 연령대에서는 골든걸스 멤버들의 전성기를 눈으로 보지 못한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박진영은 우직하게 밀고 나갔고, 마침내 원하는 반응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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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골든걸스 콘서트 이후에도 계속된 활동을 희망하고 있다. 박진영은 "누나들의 미래 활동과 비즈니스적으로 엮이는 건 없길 바란다. 순수한 마음으로 하고 싶다. 연관되는 순간 즐거움을 뺏길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JYP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박진영 개인의 욕심 때문에 시작한 프로젝트라 이 이상의 답변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도 어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박진영이 프로듀서로서 고평가받을 수 있는 지점은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 때문이다. K팝을 즐기는 연령대가 점차 넓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중장년 층에게 아이돌 음악은 높은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연령대면서 익숙한 얼굴들이 아이돌 음악을 선보이자, 기존의 아이돌 음악에는 쉽게 반응하지 않던 연령대의 사람들이 새롭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최근 'K팝의 위기'라는 화두를 던지며 현지화 그룹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박진영이 찾은 또 하나의 돌파구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박진영이 이 모든 것을 계산하고 프로젝트에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순전히 본인의 '발칙한 상상'을 현실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와 관계없이 골든걸스는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50대의 가수 박진영이 끊임없는 활동으로 박수받는 것처럼 50대의 프로듀서 박진영 역시 여전히 번뜩이는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