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국앤컴퍼니, 실적 훈풍 분 한국타이어에 영향줄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3.12.05 16:19
글자크기
한국앤컴퍼니 (16,200원 ▲260 +1.63%)그룹에 제2의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면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59,100원 ▲800 +1.37%)가 오랜만에 되찾은 실적의 봄에 한기가 돌지 관심이 커진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경영권 분쟁에 관심을 빼앗길 경우 약속한 투자시계가 더디게 흘러갈 수 있다.

5일 한국앤컴퍼니는 전일대비 5030원(29.90%) 뛴 2만1850원에 장을 마쳤다. 제2의 경영권 분쟁 발발 소식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장중 6%까지 상승폭을 키웠다가 막판 1.21%대 올라 마감하는데 그쳤다.



이날 한국앤컴퍼니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공시했다. 인수 주체는 MBK파트너스의 스페셜 시튜에이션 펀드(MBKP SS) 특수목적법인(SPC)인 벤튜라다.

조 고문의 현재 지분율은 18.93%고, 이번에 공개 매수에 함께 나선 조희원씨의 지분을 합치면 총 29.54%다. MBK파트너스는 총 발행주식수의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주식을 사모은다는 계획이다. 투입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최대 5186억원인데, 이 계획이 성공하면 조 고문 측 지분은 최대 56.86%로 늘어나 현 최대주주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지분(42.03%)을 넘어선다.



그러나 이날 한국앤컴퍼니가 상한가까지 치솟으면서 단박에 공개 매수 가격(주당 2만원)을 뛰어넘었다. 기존 공개 매수가격으로는 개인주주가 조 고문 측 주식 공개 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MBK파트너스 측은 일단 공개매수단가를 높이지 않을 계획이다. MBK 측은 "공개매수수량이 최소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공개매수는 없던 일이 될 것"이라며 "그 경우 주가가 회귀해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언급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본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본사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가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불똥이 한국타이어로 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와 회삿돈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회장 석방과 맞물려 한국앤컴퍼니는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몰입할 경우 한국앤컴퍼니의 투자 시계가 또다시 멈출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분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실적 개선세에 불이 붙은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3분기 연결 매출액 2조3400억원, 영업이익 39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106% 크게 개선됐다.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고 영업이익률도 16.9%에 달해 우수했다.

한국과 중국의 부진을 유럽이 메꾼 결과다. 3분기 유럽 매출은 9130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은 2016년 2분기 18%와 3분기 18.3%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라며 "원재료비와 운반비 하향안정화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원재료비와 운반비 부담 완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내년에는 이 같은 실적 호조에 유럽 헝가리 공장 증설에 따른 볼륨 확대가 기대됐었다. 한국타이어 측은 오는 2027년까지 7589억원을 투자, 기존 승용차용 타이어만 생산하던 시설을 트럭·버스용(TBR) 타이어까지 아우르는 시설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이를 통해 유럽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당초 2018년 3782억원을 투입하려던 것을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미뤘다가 최근 조 회장 복귀에 맞춰 증설 계획을 다시 세우면서 투자금액도 2배 가량 늘렸다. 이외 2026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입해 미국 테네시 공장도 증설할 계획이었다.

최근 증권사들의 한국타이어에 대한 높아진 눈높이는 이 같은 증설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으로 혹여 최대주주가 바뀌거나, 조 회장이 경영에 매진하기 어려울 경우 투자가 전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가 바뀔 경우 투자가 전면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고 정말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 경우 한국타이어 실적도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