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에서 '한국 해상풍력 공급망 현황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는 22일 코엑스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그린비즈니스위크(GBW) '해상풍력과 한국 산업의 기회' 세션에서 '한국 해상풍력 공급망 현황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한국과 대만의 사업 환경 차이를 설명했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발전기를 해저에 지지하는 하부구조물의 일종인 재킷을 주로 만드는 기업으로, 대만 재킷 시장의 약 절반을 점유한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2018년 기준 6.2%인 재생에너지를 2030년 21.6%로 늘리고, 2030년까지 14.3GW의 해상풍력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현재 가동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 용량은 125MW(메가와트)에 불과하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8GW 규모의 70개 프로젝트가 인허가 단계에 착수 했으나, 허가 완료는 4건·상업운전 완료는 2건에 그쳤다.
경남 고성 SK오션플랜트 제1야드 일부 /사진=권다희
자국산 부품 사용의무화(LCR: Local Content Requirement) 제도의 경우, "찬성도, 반대도 할 수 있는 사안이나 한국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LCR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 기업에 비해 매우 낮은 가격에 공급이 가능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짚었다.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에 그대로 노출되면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만 공급망이 충분히 갖춰졌을 때의 이야기로, 그렇지 않으면 비용상승과 계획된 일정 지연 위험이 있다"고 했다. 대만의 경우, 자국내 기자재 공급망이 구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만산 사용을 요구해 개발사들이 비용 상승과 개발 지연 등을 겪은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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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미국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세제 혜택을 주며 자국 내 제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만큼, "한국도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IRA 같은 세제 혜택을 주고 한국 기업과 협업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해상풍력 공급망 중 한국이 취약한 터빈 제작 등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한국은 하부구조물, 타워, 케이블 등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쟁 가능한 기업들이 있지만, 블레이드와 대용량 발전기, 핵심부품 등에선 해외사와 기술격차가 있다. 동시에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WTIV)과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필수적인 배후단지도 수년내 해상풍력 단지 건설이 본격화할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돼야 한다고 했다.
이승철 대표는 한국 내 해상풍력이 조속히 확대되는 게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내 제조업 기반을 볼 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생산에 전기를 상당히 많이 쓴다"며 "이런 전기를 그린에너지로 사용하지 않으면 향후 미국 유럽 수출 때 관세나 무역장벽으로 인한 상당한 어려움 있을 것"이라 했다. 이어 "대만 TSMC는 준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지금부터 빨리 대비하지 않으면 제조업에 상당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만큼 이 부분을 잘 준비해 돌파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