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1위 中CATL, 홍콩 상장한다…"해외공장 위한 자금 마련"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3.11.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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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이 홍콩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CATL은 독일, 헝가리 등 해외 시장 진출 확대로 가용자금이 부족해지자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23일 중국 지에미엔신문, 펑파이신문 등은 로이터 산하 금융전문지 IFR을 인용해, CATL이 홍콩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장시기는 빠르면 내년이 될 전망이며 중국 투자은행 CICC, 골드만삭스, UBS가 상장을 주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CATL의 경쟁업체인 CALB는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며 홍콩증시 최초의 배터리 상장기업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CALB는 홍콩 상장을 통해 98억6000만홍콩달러(1조6400억원)를 조달했다.

IFR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CATL의 홍콩 상장을 위한 자금 조달 규모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이전에 계획했던 스위스증시 GDR 상장의 목표 금액(50억~60억달러)이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로이터는 CATL이 스위스 증권거래소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해 50억~6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당국에 의해 연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는 CATL의 GDR 상장연기는 중국 당국이 CATL의 자금 모집 규모가 큰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CATL은 지난해 6월 중국 증시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49억위안(8조8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한편 지에미엔신문은 CATL이 해외 공장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자금 수요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CATL의 독일 배터리 공장은 작년 말 가동에 들어갔으며 CATL은 헝가리에도 공장을 짓고 있다. 헝가리 공장의 투자규모는 500억위안(9조원)에 달한다.

지난 22일 CATL이 다국적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서 유럽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기사도 보도됐다.


IFR은 CATL이 홍콩 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중국 감독당국이 중국 증시의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규모를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푸둬 부총재는 "홍콩 상장 결정은 CATL이 전 세계 리튬 배터리 업계의 선도위치를 유지하고자 하는 야심을 반영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CATL의 자본시장 움직임은 업계 내 다른 기업의 경영전략에서도 참고할 사항"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36.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3분기 CATL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2946억위안(53조원), 순이익은 77% 급증한 311억위안(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CATL 주가는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2일 CATL 주가는 2% 하락한 177위안으로 마감했으며 시총은 7786억위안(140조원)으로 2021년 12월 기록한 최고치 대비 50% 넘게 하락했다. 23일 오전 11시35분(현지시간) 중국 선전거래소에서 CATL은 0.4% 내린 176.2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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