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말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AFPBBNews=뉴스1
아르헨티나가 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페론주의에서 벗어나 경제가 재건의 길을 걸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론주의는 후안 도밍고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대중 영합적 경제·사회 정책으로, 무분별한 복지 확대, 임금 상승, 주요 산업 국유화 등을 내세우면서 지난 20년 넘게 아르헨티나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주범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권력 이양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험로를 예상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컨설팅회사 M&R의 파비오 로드리게스 디렉터는 "모든 상황이 적어도 10년 사이 가장 어려운 권력 이양 과정이 될 것임을 가리킨다"면서 "모든 문제가 너무 어렵고 모든 문제가 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밀레이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뿌리째 바꿔야 한다며 페소화 폐기와 달러화 채택, 중앙은행 폐지, 정부 부처 축소, 정부 지출 대폭 삭감 등 같은 경제 충격 요법을 공약한 상태. 정책 추진을 위해선 의회 지지가 필수적이지만 기반은 빈약하다. 밀레이 후보가 이끄는 정당 '자유의 전진'은 10월 총선에서 257석 가운데 39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앞으로 기득 세력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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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애널리스트인 세르히오 베렌슈타인은 "밀레이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약한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는 핵심 공약인 달러화 채택을 두고도 우려는 이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화 채택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금리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부가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돈을 찍어내는 게 불가능해진다고 짚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처럼 원자재 수출이 경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나라의 경우 미국 통화정책에 따른 여파가 크기 때문에 자체 통화가 없을 때 대외 충격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도구가 없어진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