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기사들은 지금 카카오T의 위상을 만든 게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한국 모빌리티산업이 택시호출이라는 좁디좁은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들의 실력행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렙, 우버 같은 외국산 차량공유 서비스는 앞장서서 반대하고 타다 같은 토종 혁신서비스는 정치권의 힘을 빌려 청부살해했다. 여러 업체의 카풀사업 역시 택시기사들의 반대로 좌초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덩치만 컸지 내실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가맹택시에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걷어가지만 이 중 80% 이상을 여러 가지 명목으로 돌려준다.
"카카오택시가 부도덕하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한 마디에 카카오가 부랴부랴 수수료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나선 것도 기대되지 않는다. 결국 수수료를 낮추고 수익성이 악화해봤자 서비스 질만 떨어지고 택시기사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할 것이다. 택시호출 앱시장을 택시단체들이 나서서 방어하고 키워줬지만 양대 플레이어인 기사와 카카오모빌리티 모두 고통받는다. 정작 2020년 폐지된 사납금을 '기준금·수입금' 등의 명목으로 변칙징수하는 택시업체 사장들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