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 개미연대, 최대주주 직전까지 늘려간 의결권 확보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11.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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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전기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 턱밑까지 올라갈 정도로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최대주주 및 경영진의 문제를 지적하며 지분을 모아왔다.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회사가 거래정지,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른 만큼 소액주주들의 절박함이 힘으로 연결될지 지켜봐야 한다.

2일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에 따르면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는 전날 기준 이화전기 (899원 ▲129 +16.75%) 지분 22.22%를 모았다.



지난 반기보고서 기준 이화전기의 최대주주는 이트론 (271원 ▲62 +29.67%) 외 1인으로 지분 18.97%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미 이 지분을 3.25%포인트(p) 넘어서는 의결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소액주주연대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도 생각했으나, 실현되지는 어려워 보인다.

이트론은 지난 10월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CB)를 전환했는데, 이화전기 주가하락으로 인해 전환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게 됐다. 전환 후 이트론은 지분율 24.44%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는 이화그룹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태가 벌어진 지난 5월부터 지분을 모았다. 이화전기는 이화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이화그룹은 '이화전기→이아이디 (1,392원 ▲237 +20.52%)→이트론→이화전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이들 중 이화전기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가장 낮았다.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확보가 비교적 쉬운 이화전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앞서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8월 이화전기 7.09%의 공동보유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주요 주주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지분을 늘려갔고 지난달 23일 15.84%까지 추가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는 향후 있을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요 경영진, 이사진을 교체한다는 방침인데 지분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들은 이아이디, 이트론 등의 지분 모으기도 계속한다는 입자이다.


김현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그간 이화전기 측이 이번 사태 해결과 관련해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며 "주주들이 뭉쳐 기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대주주로서 이화전기, 이이아디, 이트론의 거래재개를 시키는 게 이들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11일 서울중앙지법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음날인 12일 한국거래소는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의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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