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각변동' SK하이닉스, 시총 2위 자리 되찾을까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3.1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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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장중 LG에너지솔루션 제치고 시총 2위 오르기도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의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황 개선 기대감 아래 SK하이닉스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주가변동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 2위 쟁탈전에도 불이 붙게 됐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4.16%) 오른 12만53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2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4.16%) 오른 12만53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4.16%) 오른 12만53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전날 3%대 강세 마감한 데 이어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시총 규모는 91조2187억원을 기록했다. 장중 코스피 2위인 LG에너지솔루션 (376,500원 ▼5,000 -1.31%)(3.71% 상승마감. 39만1500원)을 밀어내기도 했으나 종가 기준으로는 전날 순위가 유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차전지 업종의 동반약세가 이어지면서 시총이 91조611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두 기업의 시총차이는 3923억원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은 시총2위 자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뒤부터 내리 3위를 기록해왔다.

이날 반도체 업종의 강세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칩 부문 매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해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는 "AI 칩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매출이 내년 2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부푼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역시 1.60% 올라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550억9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 1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전년 대비 3.1% 줄어든 89억달러를 기록했다.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업황 개선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증권가 역시 반도체 업종의 부활을 예상한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관련 "AI(인공지능)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모바일, PC 고객사들이 메모리 업황 저점을 인지하고 메모리 재고를 축적 중"이라며 "감산 효과와 본격적인 'HBM3' 판매에 따른 반도체 위주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련,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고부가 DRAM(디램) 판매 확대에 따른 이익 개선이 가파를 전망"이라며 "9월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13만6000원에서 16만원으로 올렸다.

반도체 '고공행진'…2차전지 전망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반면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어두운 상황이다. 일단 전기차 부문 세계 1위 테슬라가 휘청인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선이 깨지기도 했다. 협력 업체 파나소닉이 배터리 생산을 줄였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테슬라 어닝 쇼크(실적 부진)를 기점으로, 국내 2차전주들의 주가 흐름이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당시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황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유입돼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전반적인 하락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부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한 노이즈가 거세지면, 그간 바이든 정부의 수혜를 봤던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시장 전망은 바이든의 재선이 기반인데 트럼프가 당선 시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중국의 배터리 필수소재 흑연 수출 통제 소식까지 겹쳤다. 중국에서 정제되는 흑연 비중은 글로벌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국내에 들어오는 흑연의 비중은 2018년 82.9%에서 올해 9월 기준 95.9%로 매해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트럼프 당선 가능성,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한 원재료 조달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2024년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된 해이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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