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우승 1년 만에 충격 경질' 김원형 감독 "예상 못 했다, 감정을 추스려야 할 것 같다" [인터뷰]

김원형 전 감독./사진=SSG 랜더스

2021년 3월 다시 태어난 SSG 랜더스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김원형(51)이 사실상 경질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깜짝 3년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만의 결정이라 더욱 충격이다. 예상 못한 결정에 김원형 감독도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김원형 감독은 3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계약 해지에 대한 질문에 "예상하지 못했다"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SSG 구단은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는 이유로 "이에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상하기 어려운 인선이었다. 김 감독은 2011년 은퇴 후 롯데 자이언츠(2017~2018년), 두산 베어스(2019~2020년)를 거쳐 8번째 감독으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복귀하자마자 구단의 이름이 SK에서 SSG로 바뀌는 일도 있었으나, 구성원을 잘 추슬러 첫해 정규시즌 종료 시점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했고 2년차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광현(35), 추신수(41), 최지훈(26), 박성한(25) 등 신·구 조화를 이뤄 KBO리그 첫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이뤄냈다. SSG 구단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3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5억 원) 조건으로 재계약하면서 신뢰를 보였다.

2022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김원형 전 감독(앞줄에서 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하지만 그 신뢰는 1년 만에 깨졌다. 올해 SSG는 전반기를 2위로 마쳤으나, 후반기 6위까지 떨어지는 등 다소 성적에 부침이 있었다. 정규시즌을 3위(76승 3무 65패)로 마쳤으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4위 팀 NC 다이노스에 3연패해 탈락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SSG는 "먼저 지난 3년간 팀에 공헌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 보다는 좀 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계약 해지의 이유를 상세히 썼다.

이유가 어떻든 선수 시절부터 있던 팀과 재이별이 씁쓸하지 않을 리 없다. 김 감독은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창단 멤버로 2011년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줄곧 이 구단에서만 뛰어왔다. 은퇴 후에도 2016년까지 이곳에서 코치직을 맡았다.


김 감독은 SSG와 재이별에 "아직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감정을 조금 추스려야 할 것 같다"며 "(향후 거취에 대해) 통보를 오늘 받았으니까 당분간 머리도 식히고 마음 정리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원형 전 감독. /사진=SSG 랜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