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2일 커촹반 출범식/사진=블룸버그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시진핑 중국 주석의 지시로 2019년 7월 상하이거래소에 개설된 기술·벤처기업 전용 증시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SMIC가 커촹반 상장으로 532억위안(9조5800억원)을 조달했으며 스타트업이 상장을 통해 수십억 위안(3000억~5000억원)을 손쉽게 확보하면서 중국 기술기업의 자금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커촹반 상장철회 기업 수/사진=FT홈페이지 캡쳐
홍콩 오리엔트 캐피탈의 앤드류 콜리에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기업에는 국가의 역량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라며 "너무 정치적이라서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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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즈우 홍콩대 금융학과 교수는 "규제 당국에 어느 하이테크 기업이 상장할지 결정하게 하는 것은 여덟 살 아이에게 최고의 달착륙 기술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며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커촹반 상장 신청 기업 중 약 3분의 2가 상장 허가 받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약 4분의 1만 상장허가를 얻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커촹반 상장기업의 자금조달 금액도 줄었다. 지난해 커촹반 상장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전체 상장기업이 조달한 금액의 절반에 달했지만, 올해는 40%로 금액 174억달러(23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선전거래소의 차스닥(차이넥스트) 상장기업이 조달한 금액보다 불과 10억달러(1조3500억원) 많은 금액으로 커촹반은 2019년 출범이후 처음으로 중국 거래소 중 자금조달 1위를 놓칠 위기에 직면했다.
한편 올들어 부진한 중국 증시도 스타트업 상장에 대한 규제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 커촹반 50지수가 4월 고점 이후 4분의 1 넘게 하락한 가운데, 지난 8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신규 주식 공급과 수요가 동적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IPO 승인을 일시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